우리시대 대표적 순수 시인이자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리던 고(故) 천상병 시인(1930~1993)의 작가정신을 계승하고 예술세계를 공유하는 천상병예술제가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의정부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천상병예술제는 지역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를 지향하기 위해 다양한 음악, 무용, 전시회, 백일장, 야외프로그램 등이 마련됐지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물결에 동참하고자 일부 프로그램을 취소하거나 축소해 진행하게 됐다.
우선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제1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천상 책 놀이터’와 27일 야외에서 진행되는 문인들과 일반시민들이 함께하는 문화 산책인 ‘제2회 천상문화산책’은 취소됐다.
또 ‘제3회 천상병시낭송대회’(27일)와 시민들이 천상병 시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는 참여프로그램 ‘천상으로 쓰는 편지’(4월 26일~5월 4일)는 장소를 야외에서 전시장으로 옮기고 행사 규모도 줄였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문학다방 ‘천상음악살롱’은 천상병시인의 유품인 클래식 레코드를 소재로 문학과 음악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천상병 시인의 일상과 문화를 분위기 있는 살롱 형식으로 꾸며질 예정이었지만, 시낭송과 음악 청취 위주의 공연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 외에 ‘추모21주기 천상묘제’, ‘제11회 천상백일장’, ‘제16회 천상병 詩상 시상식’, ‘아마도 이자람밴드가 노래하는 천상병 詩’, ‘무용극 귀천’, ‘모과나무심기’, ‘시화전 및 유품전’ 등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의정부예당 관계자는 “올해 의정부 아마추어 예술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천상병예술제를 시민주도형 예술제로 자리매김하려고 했지만, 여객선 침몰사고로 전 국민이 비탄에 빠진 상황을 감안해 일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문의: 031-828-5839, 5832)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