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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숨쉬는 김명리 묘지

무덤 주인 일생 등 상세하게 기록
제작 연대 정확 문화재 가치 높아
道박물관 선정 ‘이달의 유물’ 전시

 

경기도박물관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선정하는 ‘이달의 유물’로 ‘분청사기 상감 ‘정통4년명’ 김명리 묘지’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김명리 묘지는 발굴 당시에 완전한 모습으로 출토돼 후손인 안동김씨 문온공파 대종회에서 보관돼 오다가 2011년 도박물관에 기탁 보관됐으며, 지난달 7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 유물은 지난 1989년 광주시 광남동의 목동산에 위치한 김명리(金明理, 1368~1438)의 무덤을 이장하면서 발견됐다.

무덤 주인의 일생을 정리해 무덤 안이나 묘역의 땅 속에 묻는 기록인 이 묘지는 무덤 주인이 지낸 품계와 관직인 “조선국(朝鮮國) 봉정대부(奉政大夫) 성천도호부부사(成川都護府副使) 겸 권농부사(勸農副使) 안주좌익병마단련부사(安州左翼兵馬團鍊副使) 김공(金公) 묘지(墓誌)’로 시작해 김명리의 가계(家系)·이력·성품·부인과 자녀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제작 시기와 글을 쓴 사람은 끝부분에 ‘정통(正統) 4년 기미년(1439, 세종21) 겨울 10월 하순’, ‘집현전 직제학을 지낸 류의손(柳義孫, 1398~1450)’이 지었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바닥에는 ‘행자(行者) 학민(學敏) 산직(山直) 단동(丹同)’이라 음각해 이 일을 주관한 학민(學敏)과 묘지기인 단동(丹同)을 밝히고 있어 흥미롭다.

전체적인 형태는 종형으로 높이 34㎝, 바닥면의 외경은 대략 22㎝이다. 상단의 연꽃봉우리 장식 표면에 삼각형모양을 투각으로 장식하고 가장자리는 다시 음각의 선을 넣어 마무리했다.
 

 

 


몸통에 수직으로 선을 긋고 글자를 음각한 다음 백토로 상감했는데, 글씨체가 매우 고르다. 유색은 탁한 녹색 빛이 돌며, 측면에는 유약이 잘 남아 있으나 윗부분은 유약이 거의 떨어져 나간 상태다.

현재 전해지는 분청사기로 만든 묘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435년에 제작된 차집(車輯) 묘지(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가 있는데, 김명리 묘지는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규모가 크고 형태 또한 묘지로서 유일해 예술성이 돋보인다.

제작 연대가 정확해 조선 전기의 묘지 연구 및 서체, 도자, 공예, 의례와 풍습 등을 살펴보는데 문화재적인 가치가 높다.

이 유물은 오는 24일까지 도박물관 상설전시실 입구에서 전시된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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