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성장기에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았던 집은 이제 없어
가족과 시간보내며 ‘사는 공간’ 관심 … 집안가꾸기 열 올려
사람들, TV보기·인터넷 정보 검색 등 집에서 바쁘게 활동
시간과 돈 부족…리얼리티 TV프로그램 보며 대리만족 경험
‘2016 대한민국 트렌드’는 국내 1위 온라인리서치 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10만 명의 소비자 패널들에게 리서치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읽어낸 트렌드 전망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대중 소비자들의 큰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자들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들은 과학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 ‘집’이라는 공간에 새롭게 주목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집’은 돈을 벌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가 돼 왔기 때문에 교환 가치가 더 중요했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들에게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가 사는 공간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다 보니 ‘사는 공간’에 관심을 갖고 집안을 가꾸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제 사람들에게 ‘집’은 자신의 기본적인 안전과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안심의 공간’이 됐다. 현재 소비자들에게 집은 교환 가치가 아닌, ‘사용 가치’를 높이는 대상이 된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성장기에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았던 집은 이제 없다. 앞으로 집은 ‘저렴하게’ 시간을 보내게 해주면서 일상적인 불안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경험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소비자들 10명 중 7~8명은 TV 보기, 인터넷 정보 검색 등 집에서 충분히 많은 활동을 하며 바쁘게 지낸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주로 보는 요리, 놀이, 여행, 육아, 일상 체험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 공통점은 바로 ‘일상과 유사한 형태의 친숙함’을 전제로, 자극(활력)을 제공하고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을 대리해준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들 대부분은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이 내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고 있으며 심지어 그 대리만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힐링’의 경험까지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밖에 나가면 돈 쓸 일이 많아서’라는 답변이 39.2%로 2위를 차지,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현금과 시간의 양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경향을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기저에는 ‘시간’과 ‘돈’이라는 현실적인 자원의 부족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부족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물론 현실적 자원이 부족함에도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려고 한다. 2016년 트렌드 키워드로서 ‘대리경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책은 또 ‘2016년에 주목해야 할 7가지 핵심 트렌드’를 소개함으로써 2016년 한 해를 지배할 중장기적 트렌드를 전망한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