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0>-깨달음의 길

2007.03.22 20:00:20

‘염화시중의 미소’ 마하 가섭-소설가 이재운

가섭은 매우 부유한 바라문의 집안에서 태어나 학덕을 고루 갖춘 사람이었다.

그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부모는 아들을 결혼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가섭은 그것을 거절했다.

“그러한 말씀은 마십시오. 어머님 아버님이 살아계시는 동안은 열심히 받들겠습니다만 돌아가신 뒤에는 출가할 생각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결혼할 것을 계속해서 권했다. 그는 어머니의 뜻을 꺾기 위해 순금으로 된 등신대의 여인상을 조각해 좋은 옷을 입히고, 여러 가지 장신구로 아름답게 꾸며 어머니에게 보이면서 그와 같은 여자가 있다면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많은 바라문들에게 그 여인상을 보이면서 부탁했다.

“우리의 신분과 재산에 알맞는 집의 딸로 이와같이 생긴 처녀를 찾으면 이 여인상을 선물하고 청혼을 해주시오.”

바라문들은 전국을 누벼 열여섯 살이 되는 고샤의 딸을 찾아냈다. 가섭은 그의 계획이 틀어진 것을 보고 상대방 처녀에게 ‘당신에게 합당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좋겠오. 나는 언젠가는 출가할 사람이므로 나와 결혼해서는 후회할 것입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한편 고샤의 딸인 바하두우라도 오래 전부터 출가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섭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심부름꾼이 도중에서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이 서로 상대의 편지를 받아 뜯어보고는 한 꾀를 내어 전혀 반대되는 내용으로 편지를 고쳐서 당사자들에게 전하고 말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할 수 없이 결혼하게 되었지만 서로의 몸만은 깨끗하게 지킨다는 약속을 하였다.

결혼한 두 사람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살을 맞대지 않았고 깊이 잠드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항상 명랑하고 화목하게 지내며 그러한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금슬이 대단히 좋다며 칭찬을 하곤 했다.

부처님은 성에 대한 욕구를 가리켜 이렇게 가르쳤다.

“이 세상에 그와같은 것이 한 가지만 더 있어도 출가해서 도를 닦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이 결혼한 지 5년째 되는 해에 가섭의 부모들이 세상을 떠났지만 두 사람은 부모가 물려준 막대한 재산을 관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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