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49>-깨달음의 길

2007.05.16 20:05:06

벽돌갈아 거울 만든다!-소설가 이재운

 

마조는 어려서부터 절에 드나들었다. 출가한 것도 열두 살 때의 일이므로 일찍부터 깨달음의 길을 간 셈이다.

마조는 스님이 된 직후부터 남악의 전법원에서 매일 좌선을 했다. 그러기를 수년간, 우연히 들른 회양이 마조를 보고는 그가 큰 그릇임을 직감하고 다가가 물었다.

“애기 스님, 뭘 얻으려고 그렇게 열심히 좌선을 해?”

“부처가 되려고요.” “흠, 그래?”

회양은 바로 나가서 벽돌 하나를 집어다가 마조가 보는 데서 바위에 올려놓고 갈기 시작했다. 그럴 뿐 말이 없자 답답해진 마조가 물었다.

“벽돌을 갈아 뭘 하시려고요?” “응, 거울을 만들려고.”

“벽돌을 간다고 거울이 되나요? 암만 갈아도 벽돌은 거울이 안돼요.” “그렇겠지? 암만 좌선해도 부처가 되는 건 아니지.”

한 방 맞은 어린 마조가 물었다.

이때는 가부좌만 틀고 앉아 있으면 저절로 성불(成佛)하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좌선도 유행할 때가 있고, 시들할 때도 있다.

“아이고, 스님. 저는 그럼 어떻게 해야 부처가 되겠습니까?”

“마차가 가지 않으면 수레바퀴를 때려야 할까, 소를 때려야 할까?” 마조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깊은 뜻에 그만 말문이 막힌 탓이다. “자네는 앉은뱅이 부처가 되려는가? 머물 곳이 없는 게 법(法)이거늘 너는 취(取)하고 버리려는 생각을 했어. 그러지 말아야지. 만일 앉은뱅이 부처가 된다면 그것은 도리어 부처를 죽이는 일이고, 앉아 있는 데만 집착한다면 그 이치를 끝내 통달하지 못해.”

마조는 마치 감로수를 얻어 마신 듯 심신이 다 상쾌해졌다. 그는 얼른 회양에게 엎드려 예를 올리고 다시 물었다.

“어떻게 마음을 쓰면 무상 삼매(無常三昧)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회양이 대답했다. “자네가 내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은 땅에 씨를 뿌려지는 것 같고, 내가 법의 원리를 설하는 것은 하늘에서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우리 두 사람의 인연이 맞았으므로 머지 않아 도(道)를 보게 될 것이다.”

마조가 다시 물었다. “도(道)는 빛이나 형상이 아닌데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마음을 보는 눈이라야 도를 볼 수 있지. 무상삼매의 경우도 그렇다.” “도는 이루어지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합니까?”

“만일 이룸, 무너짐, 모임, 흩어짐 따위로 도를 보면 그것은 도를 제대로 본 것이 아니다. 내 게송을 들어보아라.”

마음의 밭에 여러 씨앗 있으니 / 비가 내리면 모두 싹이 트리라.

삼매의 꽃은 형상이 없으니

어찌 허물어지고 어찌 이루어짐이 있으리.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