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지 16년이 흘렀다.
풀뿌리 민주정치에 근거한 지방자치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고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일을처리해 참 민주주의를 실현함으로써 주민 복지를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같은 목적을 지닌 지방자치가 십수년이 넘어가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에도 최근 도내 곳곳에서는 군부대 이천 이전, 광명 봉안당 건립, 하남 화장장 건립 추진 등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치단체장을 만나 지역의 가장 큰 현안사항에 대해 들어보고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들어본다.<편집자주>
군부대 이천 이전과 하이닉스 공장증설 청주 이전 등으로 난관에 부딪치고 있는 이천시. 과연 이천시장이 공약한 35만의 행복 계획도시 희망있는 공약인가 허울좋은 공약인가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35만 계획도시 건설에 걸맞게 추진해야 할 일은 많은데 군부대 이천이전 반대에 따른 정부시책을 반대함으로써 중앙정부로부터 받을 불이익이 더 클지도 모르는 시점이다.
과연 이천의 발전이 칠흑같은 어둠이 엄습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할 방안을 갖고 있는지 불도저형 성격의 조병돈 이천시장에게 당면한 현안의 해법을 듣는다.
-최근 군부대 이천이전을 신청한 마장면 일대 주민들의 반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당초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이같은 반발이 이어짐에도 국방부에 유치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반대 의견을 보이는 주민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유치 찬성쪽으로 유도할 계획인가.
▲군부대 이전은 당사자인 주민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 제1원칙이다. 국방부가 장관의 사과에 이어 당초 수용예정지인 신둔과 백사면 지역을 포기했고 다양한 지역개발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때문에 지역에 이익이 된다면 (군부대 수용문제를)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주민 대다수가 반대한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해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이천시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지난 6일 이 문제로 이장단 등 사회단체장을 대상으로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간의 경과와 읍면의 의견수렴결과를 사회단체장들에게 알렸고, 2시간동안 토론을 벌였다. 최종적으로 유치추진에 대한 찬반 가부여부를 물었는데, 총 74명이 표결에 참여해서 찬성 63표, 반대 9표, 무효가 2표 나왔다. 대다수 사회단체장들이 군부대 유치가 지역발전에 보탬이 된다는 판단을 해줬다. 때문에 국방부에서 인센티브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약속을 해줘야 한다. 유치가 결정되더라도 절대 해당지역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고,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향후 국방부가 약속한 일을 단 하나라도 이행치 않는다면 유치문제는 없던 일이 될 것이다.
-상수원보호구역, 팔당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적용지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등의 중첩규제로 인해 이천시의 지역 개발이 힘겹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정책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양파껍질 같은 규제를 단 한 꺼풀 벗겨내는 것조차 상당히 어렵다. 균형발전을 고려해 수도권에 적정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 본다. 하지만, 수도권 낙후지역도 똑같은 기준과 잣대로 과도한 규제를 가하고 수도권 기업을 인위적으로 빼내서 지방에 보내는 땜질식 균형발전은 결과적으로 수도권 공동화와 국가발전의 하향평준화 만을 초래할 뿐이다.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서 소규모 난개발이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정부정책의 방향이 수도권을 규제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그간 수없이 불합리한 규제와 사례를 발굴해서 중앙정부에 제도개선 건의를 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서는 지자체 수장으로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대선 이후 차기 정부에서 취할 수도권 정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당한 전략적인 변화가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천 시민들의 기대가 컸던 이천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한 대안은 준비되고 있는가.
▲정부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아래 하이닉스 증설불가 방침이 정해지자 우리 시민들이 크게 반발해 생업을 포기하고 하이닉스 증설허용을 외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종갑 사장 취임후 2, 3차의 공장증설은 이천에 증설을 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은 상태이다. 하이닉스는 이천경제에 희망과 등불을 밝혀줄 향토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이닉스와 이천은 하나다”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체결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하이닉스반도체와 이천 제일고·장호공고·여주대학·동원대학 등이 지역의 우수한 인재 육성을 위해 산학협력 교육과정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최근 하이닉스 반도체가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24단으로 쌓은 초박형 멀티칩 패키지 개발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지역경제에도 큰보탬이 되리라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