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저작권 보호’ 모르쇠

2007.09.17 22:22:29

입시학원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 무단도용 심각

국내 사설학원과 온라인 입시학원 등이 일선 학교에 제공해오던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가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관할 교육청 등은 실태파악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고등학교 기출문제 탑재현황 및 저작권법 공시현황’과 ‘시험문제지의 사설학원 무단도용 실태조사’ 등에서 밝혀졌다.

17일 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 2천114개 고교 중 58.9%에 달하는 1천262개 학교 홈페이지에 6천976건의 일선 학교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가 탑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94.4%에 해당하는 1천191개 고교에서 ‘저작물의 무단도용 금지’ 등에 관한 저작권 보호규정이 공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전국 시·도 교육청이 무단도용 실태를 조사한 사례는 단 1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같은 저작권 보호규정에도 불구하고 학생(수강생)들이 내신성적 향상 등을 위해 사설학원과 온라인 입시·학습 사이트에서 무단으로 기출문제를 공부하고 있다.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 7개 시·도 24개 중·고교 학생(1천575명)과 교사(592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 73.9%(1천148명)가 학교 기출문제를 사설학원 등에서 공부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기출문제를 접하게 된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사설학원이 83.7%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입시·학습 사이트 32.2%,서점 14.7%순으로 조사돼 사설학원의 기출문제 무단사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교사들은 54.2%(321명)가 시험문제를 한번 출제하기 위해 16시간 이상 노력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이 출제한 시험문제지 활용에 따른 양해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교육부는 시험평가의 투명성 확립 차원에서 기출문제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교사의 저작권 보호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지침이나 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안 의원은 “교사들의 기출문제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판례(서울지법 2005가 합73377, 2006년10월18일 선고)를 통해 법원이 인정하고 있다”며“사설학원과 온라인 입시·학습 사이트 등이 영리를 목적으로 일선 학교 교사들의 시험문제 저작물을 무단사용하는 것은 교사의 저작권은 물론 평가권까지 침해하는 것이며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조윤장 기자 j6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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