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긴급차량 지날 땐 양보를

2008.06.24 18:32:05 22면

황인숙 인터넷 독자

얼마전 승용차를 타고 거래업체를 찾아가던 중 뒷쪽에서 사이렌 소리가 나며 119소방차와 구조차량들이 줄지어 다가왔다. 앞서던 개인택시가 주위를 살피며 우측 가장자리로 피해주는 것을 보고 나도 그 뒤를 따라 우측으로 피해주었다. 그러나 내 차량을 뒤따르던 일부 자가용들은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우측 차선으로 비켜주는 커녕 오히려 소방차량 진행차선으로 튀어나와 빠르게 추월해가는 것을 보고 마치 내가 바보가 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와 교통문화는 선진국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그러나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의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소방차량이 싸이렌을 울리며 줄지어 지나갈 때 양보하기는 커녕 그 틈새에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가 있는가 하면, 교차로에서 소방차량이 지날 때 자기 신호를 놓칠세라 너도 나도 꼬리물기식으로 따라붙는 운전자들의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운전자들이 면허를 취득할 당시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때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하거나 진로를 양보하는 것이 의무라고 배웠으나 시험에 합격한 뒤 면허증을 받고나면 언제 배웠느냐는듯 이런 의무를 쉽게 망각해 버리기 일쑤다.

얼마전 TV에서 소방대원의 어려움을 본 적이 있다. 사고현장에서 화재진압이나 인명을 구조하는 것보다 사고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긴급차량을 타고 가는 과정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긴급차량을 배려하지 않고, 양보를 무시하는 운전자들 나름대로도 각자의 급한 속사정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불이 타오르고 있는 자신의 집 앞에서 소방차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거나 불의의 사고로 목숨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진 사람만큼이나 위급하고 중대한 일은 아닐거라 생각한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바쁘지 않은 운전자는 없겠지만 긴급차량이 지나갈 때 나보다 급한 타인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서로가 보여준다면 1분 1초가 아쉬운 그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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