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회유로 거짓 자백” 노숙소녀 상해치사 수사조작 논란

2008.07.06 22:22:03 8면

“부인 해도 믿어주지 않아… 영상녹화도 자백후 촬영”

지난해 5월 수원에서 발생한 ‘10대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이 진범으로 지목한 10대 노숙 청소년들에 대해 ‘짜맞추기식 표적수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 최모(18·별건 구속) 군 등 4명은 피고인 신문을 통해 “검찰이 계속되는 추궁과 회유를 통해 거짓자백을 이끌어냈고, 영상녹화도 거짓자백이 이뤄진 뒤에야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쯤 후 경찰 4명이 찾아와 우리의 이름을 호명하며 수사에 협조를 구해왔다”며 “처음 보는 경찰이 어떻게 우리의 이름을 알고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표적수사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범행을 자백한 이유와 그동안 구체적인 진술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따져 묻는 검찰에 대해서도 “용기가 없었고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최모 군은 “범행 장소인 수원 S고에는 태어나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또 다른 피고인 강모 양은 “(검찰 조사에서) 계속된 부인에도 믿어주지 않는데다 무서워서 거짓 자백을 했고, 그때부터 영상녹화가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피고인 조모 양은 특히 범행에 관한 구체적인 진술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아저씨들(검찰 수사관)이 다른 사람들(공범으로 지목된 피고인)의 조서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양은 “비슷한 시기에 성인 노숙자(5.7 증인으로 출석)를 때린 사실이 있어 그 상황에 빗대 범행 사실을 지어내기도 했다”며 “가중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에 무서웠다”고 말했다.

조 양은 또 “굳이 거짓을 말하면서까지 자백을 할 필요가 있었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았고, 또 그때는 그렇게 해야 되는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조 양은 또 “경찰이 사건 전후의 수원역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화면에 우리가 나오자 ‘너희가 맞냐’고 계속 물어보다 다시 돌아가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검찰 조사에서 범행에는 가담한 것으로 판단됐으나 형사미성년자인 관계로 소년부에 송치된 곽모(14·여) 양도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으며, 피고인들을 취재했던 모 방송사 PD가 증인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경찰은 피의자로 정모(29) 씨와 강모(29) 씨 등 노숙자 2명을 붙잡았고, 재판에서 정 씨는 징역 5년, 강 씨는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 받아 정 씨는 현재 복역 중이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16일 오전 10시 310호 법정에서 열린다.
노수정 기자 ns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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