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선 상습절도 어떻게 가능했나

2008.09.25 20:48:41 9면

무인경비 훤한 지사장 공범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지난 25일 경찰에 검거된 구리선 상습절도단 사건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사건이었다.

이 절도단에는 무인경비시스템의 약점을 훤히 아는 한 경비업체 지사장이 앞장 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비상벨과 연결된 범행대상 업체의 전화선을 절단, 경비업체 관제실에서 감지하지 못하도록 했고, 업체 내부의 CCTV 본체까지 뜯어가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경기지역에서만 16개월동안 22차례에 걸쳐 10억원 상당의 동선을 훔쳐왔다.

이들이 활개를 칠수 있었던 건 첨단경비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단서를 남기지 않은 주도면밀함과 경비시스템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경비업체 지사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절도단 일원인 변모씨(51)는 올 1월부터 A경비업체 화성지사장으로 일해 왔으며, 앞서 200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다른 경비업체 2곳의 지사장과 영업사원으로도 근무해 무인경비시스템의 구조와 약점을 꿰차고 있었다.

이들은 현행 경비업법의 맹점도 악용(?)했다.

정씨 등은 경비업체 지사장에 대한 구체적인 결격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은 현행법을 이용, 폭행 등 전과 6범인 변 씨가 파산선고까지 받아 버젓이 경비업체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던 변씨를 공범으로 범행에 끌어들이게 된 것.

한 피해 업체 관계자는 “경비업체 지사장은 업체와의 계약을 담당하기 때문에 시스템 설치 수준 등 오히려 경비원보다 무인경비시스템을 잘 알고 있다”며“이런 지사장을 신원확인 없이 맡을 수 있도록 한 허술한 관련법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je@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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