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중 이룬 열정의 학사모

2009.03.09 19:13:21 14면

25사단 전차대대 전차정비관 이종광 원사
경기공업대학 자동차과 4학기 전과목 A+졸업
한자2급·자동차 정비 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

 


고등학교 졸업 후 부사관으로 임관해 27년 동안 군 생활에 매진했던 육군 원사가 최근 주경야독으로 학사모를 써 부대원들에게 귀감이 되고있다.

25사단 전차대대 전차정비관 이종광 원사(46)는 지난 2월 13일 경기공업대학 강당에서 감격의 학사모를 썼다.

이 원사는 졸업식장에서 4개 학기 전 과목 A+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군단장 상장을 수상해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잦은 야근과 반복되는 업무로 자기계발은 신경 쓸 겨를조차 없던 이 원사는 지난 2007년 아들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나 먼저 공부하자’라는 각오로 경기공업대학 자동차과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경기공업대학은 학군제휴 전문대학으로 파주시 광탄면에 자동차과 분교를 두어 군 간부들의 주경야독을 돕고 있다. 이 원사는 2년 동안 일과 후 거의 매일 3-4시간씩 야간수업을 통해 자동차 새시, 자동차 전기전자, 실용영어 등 34개 과목 81학점을 이수하고 졸업했다.

이 원사의 전 과목 A+라는 학점은 부대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에는 주변으로부터 ‘뒤늦게 대학문턱을 넘었으니, 졸업장만 받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핀잔도 들었지만, 이 원사의 열정적인 모습에 하나둘 후원자로 돌아섰다.

수업이 있는 날 근무가 편성되면 동료들이 먼저 바꿔주겠다고 나섰고, 회식 날짜도 이 원사의 수업 없는 날로 잡을 정도였다.

학과공부뿐만 아니라 자격증 취득에도 열심을 낸 이 원사는 지난 2년 동안 한자자격 2급, 공인회계사 2급, 자동차 정비 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08년 자동차 정비 산업기사 전체 합격자 중 원사계급은 이종광 원사뿐이었다.

이 원사의 모습은 부대 간부들에게 자기계발과 적극적인 여가활용에 대한 자극제가 되어,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8명의 후배 부사관들이 09년 경기공업대학 자동차과 야간과정에 입학해 업무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이 원사의 아들도 아버지의 모습에 자극을 받아 재학 내내 장학금을 받고있다. 이 원사는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부대에서는 전문가로 아들에게는 공부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부대로부터 받은 지원을 업무성과로 갚겠다”고 말했다.

이 원사는 최근에 자동차 검사 산업기사에도 응시해 다가오는 21일 시험을 치른다. ‘전차정비의 달인이 되어, 전차 100% 가동상태 유지와 훈련간 무사고의 전통을 이어나가는데 일조하겠다’는 이 원사의 눈빛은 청년의 것처럼 반짝였다.
박상돈 기자 psd@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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