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가 만들어 낸 한강 ‘당정섬’이 올해 들어 황홀한 자태를 더욱 뽐내고 있다. 물에 휩쓸려 부대끼며 속절없이 수 천리를 떠내려온 사연들이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섬으로 변한 당정섬.
‘당정섬’은 행정구역상 하남시 신장2동 당정동 둔치와 맞닿은 한강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지도에도 없는 무인도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약 3만㎡가 넘는 대형 모래섬을 비롯, 현재 크고 작은 섬이 3~4개에 이른다.
바위·모래 등 한강상류에서 떠밀려 내려온 퇴적물이 수 년간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당정섬은 사람이 아닌 자연이 빚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그래서 한강을 찾은 사람들은 당정섬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섬’이라고 노래를 부른다. 욕심도 내지 않고, 싸움도 없다.
그저 물 한가운데서 이웃과 즐기기만 하면된다.
그들에게 이웃은 물속의 고기요, 날아드는 철새가 전부이다.
가끔 바람이 불고 비가 오지만 그것은 당정섬을 키우는 밑천이기에 소중하게 받아들인다.
당정섬은 3~4년 전부터 자취를 드러내 오다 지난해부터 거대한 섬으로 변했다.
버드나무는 어느새 키가 10m를 훌쩍 넘었고 억새와 갈대, 잡초가 빼곡히 들어서 푸른숲의 군락을 이루고 있다.
4~5월이 되면 무리수를 알 수 없는 잉어떼들이 산란을 위해 모여들고 11월 하순부터 12월 초에는 천연기념물 제201호 고니를 비롯 수 천마리의 겨울철새들이 쉬어가는 등 사계절 철새 서식지 이기도 하다.
김재의 환경관리팀장은 “최근들어 당정섬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섬 을 배경으로 조성된 산책로와 현재 건설중인 자전거도로가 완공되면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공간으로 제공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45·창우동 신안아파트)씨는 “대운하건설 등 한강정비가 본격 시작되면 사라질 당정섬이지만, 인간에게 주는 가장 훌륭한 자연학습장”이라고 예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