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구리시장과 최고병 구리시의회의장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박 시장과 의회 수장간의 감정대립은 공직사회 경직과 시정발전 역행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시장과 시의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파생음은 반목과 갈등을 부추키며, 이전투구하는 대립구도가 형성돼 화해무드 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구리시의회가 낸 의정소식지로 불거진 박 시장과 최 의장 사이의 앙금은 벌써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최 시의장은 “의원들의 통상적인 의정활동을 폄하한 것”이라며 박 시장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했으나 거절 당했다.
박 시장은 앞서 낸 의정소식지와 최 의장을 비롯 일부 한나라당의원들이 추가로 지역구에 보낸 의정보고서는 정도가 심했다는 것이다.
박 시장측은 “한 번도 아니고 똑깥은 내용의 보고서를 두 번씩 낸다는 것은 정치도의에도 어긋 난 일”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민심 뒤집기”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박 시장은 “지나친 정치적 행위에 불과한 만큼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며 최 의장의 사과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의장은 최근 시 공식행사에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일전불사’ 태세다.
그러나 구리시 공직사회 및 시의회 안팎에서는 정쟁중단을 요구하는 여론과 함께 해법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다.
지난 주말 신태식·권봉수 시의원은 김경선 전의장을 방문하고, 김 전의장에게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의장은 “솔직히 주위로부터 중재 역할에 대한 권유를 많이 받았다”면서 “잘잘못을 떠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급 선무라고 생각해 전직 의장으로서 조만간 대화를 주선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 초 시의회정례회에서 밝힐 박 시장의 시정질문 답변내용도 정국을 탈출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시정답변에서 박 시장은 적어도 사과는 아니더라도 유감의 뜻 정도는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
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화해분위기를 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직 A시의원은 “회의장에서는 언성을 높여도 회의가 끝나면 악수하고 화해했다”면서 “시의원들은 상생의 단추를 끼울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B시민단체회장은 “시장과 의장사이의 갈등은 시민들에게 영양가 없는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시장과 의장이 화합의 손을 잡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