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 조기 개방 ‘산 넘어 산’

2009.08.30 20:44:29 12면

정부 “늦출수록 낮은관세 부과로 손해” 주장
농민단체 “피해대책 우선”… 의견대립 팽팽

‘쌀 조기 관세화(시장 개방)’ 여부를 두고 이해득실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2015년까지 유예된 쌀 시장개방을 앞당겨야 한다는 정부측과 충분한 연구와 논의, 대책마련을 위한 토론을 거쳐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농민단체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

정부는 지난해부터 일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의 연구기관과 학계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쌀 조기 개방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통해 쌀 시장 개방 시기를 2014년까지 늦췄다. 그 후 2004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쌀 수출국과의 협상을 통해 2015년까지 늦추는 대신 일정 규모의 쌀을 5%의 낮은 관세만 부과해 수입하는 의무수입물량(TRQ)를 배정받았다. TRQ 물량은 2005년 22만5천575t에서 매년 그 물량이 2만t가량씩 증가해 2014년에는 40만8천700t까지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국제 쌀 가격 및 환율 상승을 이유를 들어 쌀 시장이 개방돼도 의무 수입량 이상의 수입쌀은 국내에 들어 오지 않을 것이므로 쌀 조기 관세화를 시행하면 향후 10년 동안 2천억~4천억원 수준의 수입쌀 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 쌀 가격이 높을 때 시장을 열면서 매년 조금씩 늘어나게 돼 있는 의무수입량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시켜 과도한 쌀 수입을 막자는 논리다.

농민단체들도 정부의 주장에 대해 타당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 입장이다.

하지만 충분한 연구와 사회적 합의, 대책 마련없이 쌀시장 개방을 했을 경우에 닥칠 후유증에 대해 많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강정현 정책연구실장은 “현재 정부는 국제 쌀 가격과 환율 상승을 이유로 쌀 시장 개방을 서두르고 있지만 국제 쌀 가격이 폭락했을 경우에 대해서는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농민들도 쌀 조기개방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국내 쌀가격을 비롯해 쌀 시장 개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대책을 충분히 마련하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쌀 조기 관세화 시행에 대해 전적으로 농민들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쌀특별분과위원회와 별도로 소비자, 학계, 전문가, 농업관련기관들을 총 망라해 구성한 협의회를 통해 중장기적인 쌀산업 발전 대책을 만들어 협의회에서 나온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혀 지난 25일 강원도에 이어 전국에서 진행될 예정인 순회토론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수우 기자 ksw1@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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