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다문화교육 이대로 좋은가? <1>

2011.05.15 21:24:49 22면

도내 초중고 다문화가정 학생 8천586명
언어·인종적 차별 시각 부딪쳐 혼란 겪어

도내 외국이주민의 수가 증가하며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문제가 사회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문화·사회적 차이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에 보금자리를 만든 가족공동체지만, 이들의 자녀들은 일선 학교에서 언어·인종적 벽에 부딪혀 차별과 편견을 받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개선책을 알아본다./편집자주

1. 편견이 담긴 다문화교육

2. 제도적 문제와 한계

3. 상호존중 사회 향한 변화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친구들이 아프리칸이라고 놀려대 마음이 아팠어요.”

올해 초교 2학년에 진학한 김정민(가명) 학생은 필리핀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도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구릿빛 피부와 갈색 머리카락 때문에 김 군은 외모에서 다른 학생들과 차이를 보이며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김 군은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1학년 때는 친구들이 아프리칸이라고 놀려 적응하기 어려웠다”며 “한글은 유치원 때부터 배웠는데 지금도 익숙하지 않아 힘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한국말이 서툰 어머니 타말리(가명·35·여) 씨는 김 군의 학교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는 도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초교 1학년 자녀를 둔 졸미르(가명·37·여·몽골출신) 씨는 “아이가 학교 준비물에 대해 말을 잘 못하는데, 학기 초에 3주간 가위, 풀 등을 가져가지 못한 일을 뒤늦게 안 적이 있었다”며 “교사가 미리 알려줬더라면 챙겨보냈을텐데 눈치 보며 생활한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사는 내가 한국말을 못하는 줄 알고 연락하지 않았다”며 “사소한 편견이 다문화가정의 학생과 학부모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2, 고1 자녀를 둔 이치케(가명·44·여·일본) 씨는 “학교에서 한국식 독도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혼란해한다”며 “각 정부의 입장이 다른 것뿐인데 아이들은 학교에서 눈치를 보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조사한 도내 초·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다문화가정 학생 현황에 의하면 지난 2008년(4월기준) 4천307명, 2009년 5천729명, 2010년 7천176명, 올해 8천586명으로 매년 1천여명씩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학생의 증가와 함께 다문화에 대한 인식도 넓어져야 하지만 아직까지 도내 학교현장에서는 편견과 차별의 시각 속에서 아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경기다문화사랑연합 관계자는 “도내 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한다지만 여전히 일부 학생, 교사들은 다문화에 대해 편협된 인식을 갖고 있다”며 “경기도가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려면 피부색과 언어·문화의 차이를 존중하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일 기자 lji2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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