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능력시험 사교육비 조장 우려

2011.05.26 21:14:53 3면

“학원도 부족… 유학 서두를 판”
내년 수시 수험생 영어능력시험·수능 이중고
“일선학교 준비 미흡… 사교육시장 확대 불보듯”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빠르면 2015년에 치르는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외국어(영어) 영역을 대체할 것으로 알려지며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6학년도 수능 때까지 3차례 시범평가를 더 실시할 예정이지만, 내년에 시행되는 2013학년도 대입의 수시모집부터 일부 대학 및 학과를 대상으로 시범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에 응시한 후 수능에도 응시하기 때문에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수능 외국어(영어) 영역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

2015년에 보는 2016학년도 수능부터 외국어 영역이 없어지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성적으로 대체되더라도, 2012~2014년까지 3년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학생들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수능 외국어 영역을 대체할 때까지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하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학부모들과 교육계 관계자들은 교과부 계획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내며 사교육 의존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1 자녀를 둔 양모(43·여) 씨는 “현행 학교 영어교육도 아이가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 새로운 입시제도가 만들어지면 그에 따른 실력을 갖추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 학원을 보내고 있지만, 나중을 위해서는 과외를 시키던가 유학을 보내던가 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학원가에서도 벌써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수요에 대비해 강좌 개설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일선 학교가 그런 시험을 준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어릴 때 영어를 많이 접한 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한 시험인 만큼 관련 사교육 시장이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는 “조기 유학이나 외국 생활로 영어 말하기와 듣기에 익숙한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험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중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시험 대비를 끝내려는 선행학습 수요에 따라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학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학생, 학부모 부담과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수능과 영어능력평가를 병행하면 학생,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사교육이 불필요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일 기자 lji2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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