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24일 광명의 한 고등학교에서 복도 사물함 안에 있던 정체불명의 음료를 먹은 학생이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인 사고는(본보 26일자 23면 보도)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앙심을 품은 같은 반 학생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29일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광명의 한 고교 3학년 A(18) 군은 자신을 괴롭힌 같은 반 B 군 등 7명에게 제초제를 섞은 음료를 먹게 해 1명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결과 A 군은 지난 24일 오전 학교 5층 복도에 설치된 B 군과 함께 쓰는 사물함 안에 제초제를 섞은 매실 원액을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담아 몰래 가져다 놓은 뒤 이날 낮 12시50분쯤 사물함 안에 있던 보온병과 초콜릿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B 군에게 건네 같은 반 친구 6명과 함께 먹게 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 군이 범행대상으로 삼은 B 군 등 같은 반 학생 6명은 이 음료를 한 모금씩 마신 뒤 맛이 이상하자 곧바로 뱉어 병원 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A 군을 괴롭힌 적이 없는 엉뚱한 학생 1명이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는 등 입원치료를 받았다.
A 군은 평소 자신을 괴롭힌 B 군을 혼내주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군은 경찰에서 “고교 1학년때부터 줄곧 같은 반이었던 B 군이 나를 벌레에 비유해 무시했고 내 생각과 달리 사물함도 함께 쓰고 모욕적인 말도 자주했다”고 말했다.
보온병에 담긴 음료에 제초제가 첨가돼 있다는 국과수의 1차 성분분석 결과를 통보받은 경찰은 정확한 분석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A 군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영탁·이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