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명 작가

2012.04.04 17:54:22 24면

“고구려 정신과 내면의 힘 역사왜곡 바로잡기 큰 힘”

 

작가 김진명은 지난 1993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천년의 금서’, ‘카지노’ 등으로 잘 알려진 인기 소설가다. 현재 장편소설 ‘고구려’를 4권까지 썼으며, 내년까지 13권을 마칠 계획이다. 구리시는 매월 한차례씩 갖는 직원월례조회에 김진명 작가를 4월의 초청 강사로 초대했다. 그는 고구려 문화와 작가가 보는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세계에 대해 2시간 동안 원고없이 명강의를 토해냈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지난 2000년 최초로 고구려도시로 선포했었다. 이날은 작가를 통해 직원들에게 고구려 정신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구리시는 고구려의 기상을 받은 구리시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갖고, 미국의 디자인 업계 2천여개가 참여하는 구리월드디자인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리시청 강당에서 김진명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구리시가 고구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구리시는 많은 지자체 중에서도 매우 독특하게 고구려를 되살리고 계승하겠다는 케치 프레이즈를 내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로 어떻게 수익사업을 할 것이냐에 집중하는데 반해 고구려를 어떻게 되살리고 계승할 것이냐 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말 특이한 일입니다.

큰 싸움은 당장 눈앞에서 주먹이 오가는 곳에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정신을 다지는 곳에 승부가 걸려 있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인구 20만의 작은 구리시이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우리나라 역사상 자치단체에서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의미있는 우리 후세들에게 매우 큰 족적을 남길 일입니다.

- 역사는 왜 중요한가

▲역사는 다만 지나간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현재는, 오늘은 바로 어제의 연장이고 어제와 같은 것입니다. 과거는 지금 현재의 우리가 있는 출발점입니다. 과거를 모르고 단절하고 현재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힘이 없고 맞지도 않고 따라서 단순한 일상에 머물고 마는 것입니다. 무언가 의미있고 세상에 태어나서 가치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면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역사는 지정학적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4대강국의 틈바구니속에 있기 때문에 역사가 있는 그대로 전승되기보다는 강대국에 의해 왜곡되어졌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보는 여러 시각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뒤틀린, 왜곡된 역사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고구려를 되살리겠다는 이 운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인생은 무엇인가

▲인생은 참 슬픕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 조그맣게 살아야 합니까? 너무나 사소한 것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에게 밥먹듯이 거짓말을 하는거죠.

그러고도 자신이 인생을 잘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생은 어렵습니다. 사람의 꿈은 이뤄지기 보다 깨지기가 쉽습니다. 사업이든 일이든 계획이든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기 쉽지 않습니다.

깨지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원래는 ‘나는 이렇게 실패했다’. 이런 강의가 많아야 합니다.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더 많습니다.

꿈은 컸지만 깨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성공했다 보다는 이렇게 실패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흥할 때는 누구나 다 잘합니다. 그러나 사업이나 일을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깨지거나 안될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패했을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사업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습니다. 꿈을 갖지만 그 꿈을 이루는 것은 소수입니다. 왜 실패를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자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그것은 자신의 생각이 짧고 자신의 철학이 박약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똑바로 보는 눈과 힘이 필요합니다.

- 외면의 힘과 내면의 힘은

▲지식, 지위, 재산, 권력, 소질, 배경, 얼굴 등 이런 것들이 우리가 쫓는 외면의 힘입니다. 내면의 힘에는 진지함, 검소함, 솔직함, 정의로움, 순수함, 사랑, 효도 등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외면의 힘과 내면의 힘 중에는 내면의 힘이 훨씬 강합니다.

권력을 잡고 높이 오르는 사람은 한 면은 멋있지만 반대 면은 추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그런 것을 견디고 인간다운 요소를 다 버리고 그대로 달려가는 것이 성공은 전혀 아닙니다. 진정한 성공은 나의 철학과 생각과 시각이 어떠냐에 달려있는 것이지 그냥 겉으로 보기에 번지르르한 것이 성공은 아닙니다.

외면의 힘은 그 힘을 얻기 위해서 자신을 버려야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것을 얻는다 해도 그 자체로는 힘이 약해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합니다.
 

 

 

 


내면의 힘은 평생 자기 자신을 지킵니다. 그것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는 자세입니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인간이라면 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가장 특별한 점이라고 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거짓말은 인간의 본질이고 그것이 옳다 나쁘다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삶은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거짓말은 누구나 하고,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밥먹듯 거짓말을 너무 쉽게 일상에서 하는 것은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하는 것은 자신을 처참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그 상대방도 비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그 힘든 와중에 얻어내는 것은 하루 이틀 계속 견디고 버티다 보면 부인, 자식과도 거짓말을 안 하는 관계로 발전하고 또 그 힘은 엄청나 집니다. 이런 것은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빌려주기 싫다면 빌려주기 싫다고 말해야 합니다.

- 앞으로 고구려사업은

▲역사왜곡은 반드시 현실로 나타납니다. 구리시가 전국 지자체 중에 유일하게 최초로 고구려를 찾는 운동을 하는 것은 이런 우리나라의 역사적, 정치적, 외교적 관점에서 이것이 바로 미래에 닥쳐올 재난이 될 수도 있고 환난이 될 수도 있는데 이런 시공간적 차원에서 너무나 고맙고 의미있는 일입니다.

이런 운동이 전국민 운동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게 저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작가 김진명은…

1958년 부산에서 출생했으며 서울 보성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미국에서 활동한 실존 재미 물리학자 이휘소를 소재로 삼아, 그가 박정희 정권 말기의 핵무기 개발에 관련했다는 가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써서 일약 유명해졌다. 그밖에 ‘천년의 금서’, ‘하늘이여, 땅이여’, ‘카지노’, ‘신의 죽음’ 등 주옥같은 소설이 있다.

1995년에는 인세 1억 원을 내 일본에 있는 몽유도원도 반환운동을 추진했다.

그는 고구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박영순 구리시장을 향해 “고구려 사업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채택해 추진해야 될 만큼, 소중한 우리의 문화”라며 “보기드문 훌륭한 역사관과 애국심으로 고구려를 지키려는 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계신 분”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고구려 집필이 끝나면 전 국민들에게 고구려 읽기와 체험운동을 직접 나서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leed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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