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씀바귀

2012.04.09 19:45:30 13면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새순을 피운 씀바귀. 예전엔 궁핍했던 시절 허기진 배를 채워 주는 존재였지만 요즘은 웰빙(well-being)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유의 쌉싸래한 맛은 우리의 나른한 몸을 깨워주고 겨울철 잃었던 입맛까지 살려준다. 봄에 자라는 쓰디 쓴 씀바귀를 많이 먹으면 여름철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니 몸에 좋은 나물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봄나물은 채취한 뒤 바로 먹어야 제격이다. 겨울철 아무리 입맛이 떨어졌다한들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싹을 피운 나물의 향내를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나물에 봄의 싱싱함이 여전히 묻어있기 때문에 봄은 곧 맛이다.

봄나물로 ‘무쳐먹고, 데쳐먹고, 담가먹고, 튀겨먹고, 쌈 싸먹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 살짝 데치거나 또는 생채인 씀바귀를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버무리면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다. 뿌리째 튀겨먹는 맛도 잊을 수 없다. 봄나물은 우리네 어머니들의 정성이 담긴 추억 속 이야깃거리에서 다시 현실세계로 되돌아 나온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나물이 씀바귀다. 쓴 맛을 없애기 위해 소금물에 살짝 데쳐내어 무치거나 고들빼기처럼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하는 씀바귀는 항암효과와 더불어 항스트레스,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쓴 맛은 항산화 작용을 도와 노화방지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들판에 아무렇게나 피고 지던 나물들이 이제는 귀한 대접을 받는 식탁의 보물이 되고 있다.

시골 들판이나 논두렁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지역마다 쓴귀물, 싸랑부리, 쓴나물, 싸랭이 라고도 불린다. 또 씀바귀는 고체라고도 하는데 잎과 뿌리에 있는 하얀 즙이 맛이 쓰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젖은 신문지에 씀바귀를 싸서 봉지에 넣고 공기를 불어 넣어 냉장보관하면 오래도록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전에 먼저 주는 다섯 가지 맛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 세 번째가 씀바귀의 흰 즙을 통해 맛보는 쓴맛이다.

겨우내 누렇던 밭과 논두렁에 푸릇푸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나물캐던 아낙들은 이따금 아픈 허리를 곧추 세우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 흔한 씀바귀와 냉이는 어디에 숨어있나?

<제공=진종구 DMZ 생태환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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