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25년간 밑바닥에서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제47대 대한변협 회장에 당선된 위철환(55·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다.
오는 25일 취임하는 위 당선자는 ‘보통 변호사 시대’라는 슬로건으로 서울변호사회 출신들이 독식했던 변협 회장에 지방 변호사회 출신으로 첫 당선의 기염을 토했다.
위 당선자는 “서울이 아닌 지방 출신 첫 변협회장이라는 꼬리표가 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변호사들을 대변하라는 책무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간선제였던 변협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시킨 것도 이러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위 당선자는 “직선제 실현과 고위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출마, 대의원들이 추인하는 관행을 바꾸려 지역을 누비며 대의원들을 설득한 결과 직선제로 회칙을 개정하는 성과를 거둔 뒤 예상을 깨고 당선됐다”고 말했다.
전남 장흥 출신으로 1974년 서울로 올라와 서울교대를 마치고 교편을 잡던 위 당선자는 성균관대 법대를 거쳐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이같은 이색 경력으로 인해 그에겐 첫 비서울대 출신 회장이라는 말도 따라 붙는다.
“지지율 5%도 안 되는 상태에서 발로 누비며 제 진심을 보였고 회원들은 당선으로 화답했다”는 위 당선자는 상대적 약자인 지방의 변호사들을 위한 대변인을 자처하겠다는 포부와 사회적 약자편에 서서 변협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 중 하나가 선거 당시 내걸었던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이다.
위 당선자는 “민사소송도 형사소송과 같이 국선변호인이 있다면 서민들은 덜 억울하게 재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각에선 변호사들의 일자리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억울한 서민을 대변해 사법부의 신뢰를 높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당선자는 “현행 법조인 양성 시스템은 로스쿨과 사법시험으로 이원화돼 있으나 오는 2017년을 끝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2018년부터는 로스쿨만으로 법조인을 충원하게 된다”며 “로스쿨로 일원화하면 수천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법조인의 꿈을 키워야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부추길 수 밖에 없어 법조인 양성 이원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