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동 호객전쟁’ 행인도 상인도 분통

2013.03.25 21:24:06 22면

수원 유흥지역 삐끼 100여명… 보행 방해·손님 빼앗아

“10m를 걷는 동안 삐끼 3명이 달라붙네요. 정말 귀찮아요.”

25일 밤 9시 속칭 ‘인계동 박스’는 수원 최대 유흥지역답게 네온사인과 주객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주객 못지않게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무리가 또 있었는데 소위 ‘삐끼’라 불리는 호객꾼들이었다.

“25만원에 술을 실컷 마실 수 있다. 아가씨들도 끝내준다. 따라오라”던 한 호객꾼은 “파장동식으로 2차까지 모시겠다”며 끝내 취객을 한 주점으로 데려갔다.

잠시 후 또다시 거리로 나와 호객행위에 열 올리던 이 호객꾼은 “이 지역에서만 노래빠·안마방·오피 등 100여 명의 호객꾼들이 경쟁한다”며 “잘 버는 날은 하루 100만원 이상 벌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많은 호객꾼들의 피말리는 경쟁에 피해보는 사람도 상당하다.

A(35)씨는 “술집으로 가는 길에 삐끼들이 달라붙어 짜증이 났다”며 “지나가는 곳마다 삐끼가 왔다 가면 또 다른 삐끼가 오고 너무 귀찮아 이곳에 다신 오기 싫을 정도”라고 불평했다.

노래방을 영업중인 B(46)씨는 “다른 업소에서 불법호객행위로 손님들을 다 데려가니 장사가 되겠느냐”며 “관할 구청과 경찰서에 수차례 단속을 요구했지만 몇년째 변함이 없어 분통이 터질 지경”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이러한 불법영업으로 선의의 피해를 보는 업소가 한 두곳이 아니다”라며 “호객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상 지역 상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아 수원의 대표적인 상업지역이기도 한 ‘인계동 박스’는 밤이면 취객을 대상으로 한 호객행위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확인결과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지난 3년간 이 지역 호객행위에 대한 적발은 겨우 279건에 불과했다.

이에 팔달구청 관계자는 “인계동 박스 내 호객꾼들은 조직화돼 활동하므로 단속이 쉽지 않다”라며 “상인회가 조성돼 불법행위 업소를 몰아내는 방법이 있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기초질서계획수립에 따라 3월 한 달간 계도·홍보 활동을 한 뒤 4월 집중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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