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로 떼죽음 당할까 걱정”

2013.08.08 22:19:19 1면

장마 끝나자 연일 폭염 양계농 “조마조마”
햇볕 가리고 선풍기 틀어놔도 ‘비실비실’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계속되면서 닭들이 집단 폐사할까 조마조마 합니다.”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진 8일 오후 1시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의 한 양계장.

이날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달하며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자 농장주는 양계장 지붕에 차가운 물을 뿌리며 내부 온도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적정 온도 28도를 맞추기 위해 양계장 지붕에 빛가림 그물을 쳐놓고 안에서는 4대의 대형 선풍기를 24시간 돌리고 있지만 내부 온도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탓이다.

양계장 온도계는 28~29도를 왔다갔다했지만 수만 마리의 닭들은 더위에 지친 듯 활력없는 모습으로 뭉쳐있었다.

농장주 김모(58)씨는 “찜통더위로 출하를 앞둔 다 큰 닭들이 폐사하게 되면 손해가 엄청 날 것”이라며 “이달 들어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양계장 내부 온도가 올라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날씨가 너무 더워서 스트레스를 받은 닭들이 사료를 잘 먹지 않는 것도 걱정”이라며 “이대로 찜통더위가 계속된다면 집단폐사할지도 모른다”고 푸념했다.

지루했던 장마가 끝나자마자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양계농가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나마 김씨의 농장은 아직 폐사는 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도내 일부 지역 양계농가에서는 폐사가 진행되는 곳도 있다.

용인시 백암면 한 양계장 농장주 구모(61)씨는 “폭염피해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올해는 장마가 길었던 탓에 습도가 높아 매일 100~200마리씩의 닭이 폐사하고 있다”며 “하루에 두번씩 죽은 닭을 꺼내주지 않으면 금방 부패해버린다”고 말했다.

산란계를 키우는 농장도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용인시 백암면 박곡리에서 20만 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는 박모(62)씨는 양계장 내부에 대형 송풍기를 틀어 내부 온도를 27~28도로 유지하고 있지만 폐사하는 닭들의 수가 늘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 신종 AI(조류 인플루엔자)로 몸살을 앓았던 양계농가는 찜통더위에 따른 집단폐사 위기가 이어지면서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폭염으로 인한 집단폐사를 막기 위해 비상근무조를 편성하는 등 예방활동에 돌입했다.

경기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가축은 고온 한계온도인 27~30도에 도달하면 호흡량, 배뇨, 음수량, 땀배출 등으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없어 폐사에 이르게 된다”며 “폭염으로 인한 가축피해 예방을 위해 현장방문과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인천 강화군 불은면의 3만5천여마리를 키우는 한 양계농가에서 폭염으로 300여 마리가 집단폐사했다.
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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