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환
이슬방울은 왜 납작하지도 모나지도
뿔이 돋지도 않느냐고,
구태여 둥글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다 당신은 여러 해를 걸었고
여러 해를 걸은 발부리가 닳아서 둥글해진 것 말고는
그런 다음에도 당신은 여러 해를 더 걸었고
여러 해를 더 끌려온 발뒤꿈치가 닳아서
둥글해진 것 말고는
아직도 당신은 여러 해째를 더 걷는 중이고
발뒤꿈치는 더욱 닳아서 맑아진 것 말고는
이슬방울이 둥글한 다른 이유가 있느냐고
묻다 그래도 돌아보지 않는지, 눈 동그랗게 떴다
-- 위선환 시집 『두근거리다』(문학과지성사,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