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미숙아와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한도를 높이고 기저귀와 조제분유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역·세대·빈부·이념 차이 속에 초저출산·초고령사회·초갈등사회로 진입하면서 국가소멸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나라의 중심인 경기도의 인구 대책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출산·육아 대책은 철두철미하게 ‘실효성 중심’으로 관리돼야 한다. 이제는 저출생 반등 효과를 도민들이 체감하도록 정책 성과를 더 끌어 올려야 한다.
도에 따르면 늦은 결혼에 따른 고위험 신생아 출생 증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미숙아 의료비를 대폭 늘려 출산율 상승을 유도하고 사회안전망 구축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미숙아 출생체중별로 이달부터 400만 원(기존 300만 원)~2000만 원으로 대폭 늘었다. 초저체중아(1kg 미만)의 경우 기존보다 2배 늘어난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소득과 무관하게 긴급 치료가 필요한 영유아의 건강권을 더 넓게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지원 대상은 임신기간 37주 미만 조산아, 출생체중 2.5kg 미만 저출생아 가운데 출생 24시간 이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나 수술을 받게 된 미숙아다.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역시 기존 최대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출생 후 2년 이내 선천성이상(Q) 코드 진단을 받고, 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2년 이내 입원해 수술하는 경우에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육아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 기저귀 및 조제분유 지원사업’ 문턱을 대폭 낮췄다. 만 2세 미만 영아에게 월 9만 원 상당의 기저귀 구매비 바우처를 지원하고 모유수유가 불가능한 경우 추가로 월 11만 원의 조제분유를 구매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한다.
7월부터는 장애인 및 다자녀 가구의 소득 기준이 기존 기준중위소득 80%(2026년 3인 가구 기준 월 428만 8000원) 이하에서 100%(536만 원) 이하로 완화된다. 기준 완화로 인해 도내 저소득 취약계층의 고정적인 양육비 지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좀처럼 희망적인 상승기류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초저출산율 문제는 국가의 운명에 드리운 가장 심각한 먹구름이다. 저출산 문제가 불거진 이래 국가는 수백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동안 숱하게 쏟아진 정책들이 극적인 효과를 견인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인구소멸 위협은 오래도록 우리에게 현재진행형이다. 전국적으로 올해 인구 부족으로 문을 닫을 학교는 모두 45개교다.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용인 남곡초 남곡분교, 평택 내기초 신영분교 등 2개교가 오는 3월 폐교가 예정돼 있다.
인구경제학자 딘 스피어스와 마이클 제루소는 최근 발간한 저서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에서 인구 문제와 관련하여 그동안의 통념을 깨는 분석들을 내놓았다. 저자들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출생률이 낮아지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보듯, 경제적 지원보다 삶의 질 개선과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인 우리나라에서는 당장 가임연령의 여성 등 젊은이들을 육아 부담에서 완전히 해방되도록 만들어주는 지속 가능한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 결국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중앙·지방정부를 비롯한 국가사회가 양육과 교육을 온전히 책임지는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인구소멸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지향점은 ‘일-가정 양립’이라는 가치관을 확립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
얼마 전 국회에서 열렸던 인구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정해방 국가경영연구원 이사장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의 홍석철 교수 등 전문가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일-가정 양립’을 근본 대책의 하나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와 정부의 인구소멸 대응 정책 방향을 새삼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