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한다고… 10대 여친 살해 시신과 열흘간 지낸 20대 긴급체포

2014.01.23 21:56:23 23면

자신의 열일곱살 여자친구가 거짓말을 한다며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한 뒤 오피스텔에서 시신과 열흘이나 같이 지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신고도 접수되지 않은 이 살인사건은 ‘요즘 들어 이 친구가 연락이 안 된다’는 한 제보자의 말을 흘려듣지 않은 경찰의 민첩한 추적 끝에 세상에 드러났다.

포천경찰서는 23일 10대 여자친구의 명치 등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한모(20·무직)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한씨는 의정부시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주모(17)양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 부패 정도와 연락이 끊어진 시기 등으로 보아 사건이 벌어진 때는 약 열흘 전인 13∼14일 사이로 경찰은 추정했다.

숨진 주양은 한씨가 자는 침대 옆에 눕혀져 이불을 덮은 채로 발견됐다.

조사 결과 한씨는 주양이 숨진뒤 시신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데도 10일 가량을 함께 지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양과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다 한씨에게서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22일 오후 6시쯤 한씨가 묵고 있는 오피스텔을 습격해 한씨를 긴급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양의 시신은 많이 부패해있었고, 한씨가 오피스텔로 진입하려던 경찰을 완강하게 막아서기도 했다.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자꾸 거짓말을 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A양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하고,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한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포천=진양현기자 jyh@
진양현 기자 jy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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