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모르는 그녀들의 아픔 이제 더이상 참지 마세요

2015.01.25 19:09:13 13면

자궁내막증·자궁선긍증 등 원인… 심리적 영향 받기도
무작정 증상 참으면 불안증·우울증·불임·자궁제거 위험
다양한 증상과 원인… 조기 진료·치료가 답이다

여성의 숨은 통증 ‘만성골반통’

40대 중반의 주부 A씨는 만성골반통 진단을 받고 이 질환의 고통이 새삼 심한 것임을 알게 됐다.세 자녀를 둔 그는 수 년째 배꼽 아래 복부와 꼬리뼈, 양쪽허리 등이 아픈 증상을 겪어왔고 통증이 심하게 올 때마다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별 이상이 없다는 말과 함께 항생제와 진통제 처방만을 받아왔으나 통증을 더 심해갔다. 결과적으로는 만성골반통 진단을 받았다. 통증으로 고통받는 여성이 많다는데 마음이 무겁다. 조기 원인을 알 수 없어 이 병원 저병원 떠돌며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만성골반통은 극심한 하복부 통증이 오는 부인병으로 통상적인 치료로는 효과를 쉽게 볼 수 없다. 간헐적으로 3~6개월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 평소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 질환이다.

만성골반통으로 부인과를 찾는 환자 수는 전체 외래 환자의 3분의 1 정도다. 15세부터 73세까지의 여성 3.8% 정도가 만성골반통을 앓고 있으며 모든 자궁적출술의 12%, 진단적 복강경의 40%가 만성골반통이 그 원인이 되고 있다.

만성골반통은 증상이 다양한 만큼 원인도 여러가지다. 단일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만성골반통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골반울혈증후군 등이며 심리적 요인도 그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다양한 원인별 증상과 치료방법

우리나라 여성들은 만성골반통을 단순한 증상으로 생각해 초기에 관리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증상을 참으면 불안증, 우울증을 겪기도 하며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불임이 오거나 증상 악화로 자궁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조직이 자궁 이외의 부위인 난소, 나팔관, 복막, 방광 등에 위치해 발생한다.

마치 생리를 하는 것처럼 복강 내 출혈을 일으키고 임신 능력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하며 생리통, 성교통, 만성골반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간혹 자궁내막증이 있으면서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다. 주로 가임기 여성에 나타나며 최근에는 그 빈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이 중심이 되는데 환자 개개인의 질환의 경중도, 증상의 정도, 임신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자궁내막증 치료의 목적은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부위를 제거하고 동시에 자궁내막증과 연관되는 후유증(동통 및 불임)을 치료하는 것이다.

▲자궁선근증

자궁선근증은 자궁의 내부 조직이 자궁의 근육 안으로 들어가 자궁이 비대해지는 질환으로 분만 경험이 있는 40대 이후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주요증상은 빈혈을 동반한 생리과다, 생리통, 성교통, 만성골반통으로 소수에서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대부분 생리통으로 오해하고 병을 키우기도 하는데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이 동반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조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가장 확실한 외과적인 치료는 자궁절제술로 복강경수술, 개복수술, 로봇수술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한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임신을 위해 자궁절제를 할 수 없는 경우 자궁동맥색전술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피임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된 자궁 내 장치를 이용하기도 하며 생리 과다가 있으면서 자궁절제술을 원하지 않는 여성에서는 자궁내막 전기 또는 열 소작법으로 치료한다.

▲골반울혈증후군

골반울혈증후군은 골반 내 울혈이 생기는 질환으로 울혈과 정맥 내 혈액이 뭉쳐있는 상태를 말한다. 골반 쪽에 혈액이 잘 순환되지 않고 뭉쳐 있으면 아랫배가 아프고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며 성교통, 만성피로, 비정상적 자궁출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리적 요인과도 관련이 있으며 오래 서 있거나 성교시와 같이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증상은 더 심해지지만 가만히 누워서 쉬면 통증은 다시 줄어든다. 단순한 허리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워 증상이 방치되기도 한다. 심하면 자궁출혈이 있거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골반 유착

골반 유착으로 통증이 오기도 한다. 과거 골반이나 복부 수술을 했을 경우 골반 장기 유착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장 운동이 장애를 받거나 장이 비대해지면 통증이 느껴지고 장 폐쇄까지 올 때는 심한 통증이 온다.

또 골반 유착에 의해 골반 장기 운동에 지장이 오거나 난관이 비대해져도 통증이 올 수 있다. 골반 유착 통증은 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성관계 도중 혹은 운동과 활동에 따라 통증이 심해진다. 유착 제거 수술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발되는 경우도 많다.

이 밖에도 만성골반통은 소화기계통, 비뇨기계통, 근골격계통, 정신계통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통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스스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만성골반통 자가진단

□ 통증으로 인해 직장일, 부부관계 등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 하복부와 허리통증이 계속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

□ 생리 전후로 통증이 발생한다.

□ 하복부에 종괴가 만져진다.

□ 골반염, 요통,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관절염,간질성 방광염 등의 치료에도 효과

없이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

/도움말=김용민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교수

/정리=노권영기자 rky@
노권영 기자 rky@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