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여름 정기세일을 앞두고 예년과 같은 대대적인 홍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고객이 부쩍 줄었지만 숨죽여 사태추이에만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9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AK플라자, 갤러리아 수원점 등 도내 주요 백화점들은 오는 26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업계에선 여름세일을 앞두고 우수고객(VIP)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행사 안내와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여파로 백화점들은 예년의 세일 준비행사는 엄두조차 못 내고 여론과 보건당국의 눈치만 살피는 실정이다.
비상한 시국에 세일행사 준비가 자칫 ‘얄팍한 장삿속’으로 비쳐질 경우 고객들의 비난여론은 피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메르스를 비롯한 잇따른 악재로 대규모 매출감소가 우려되는 마당에 세일홍보에 마냥 손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때문에 백화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처를 지켜보며 답답한 마음으로 속만 끓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여름 정기세일은 정상적으로 진행하되 홍보를 위한 대외행사나 이벤트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AK플라자 수원점도 VIP에게 하는 행사안내 전화는 물론 세일을 앞둔 모든 사전행사도 당분한 금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갤러리아 수원점도 여름 정기세일 전 사전행사나 관련 이벤트는 최대한 자제하거나 간소하게 준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평소보다 30% 이상 부쩍 줄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하지만, 메르스라는 엄정한 시국에 예전처럼 고객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걸어 세일행사를 안내하고 대대적으로 판촉활동을 했다가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며 “지금은 모든 행동 하나 하나에 신중하고 사태추이에 따라 대응하는 게 상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