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최태원 SK 회장의 사면이 청와대에서 다시 거론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비난여론이 들끓는다.
13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달 광복절을 맞아 최태원 회장 등 비리·횡령 혐의로 구속된 재벌총수의 특별사면도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상에선 최 회장의 사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설○○는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치러야지 무슨 가석방 타령이냐”며 “(최 회장은)두번씩이나 경제비리를 저지르고도 어떤 반성의 기색조차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 pian은 “감방에 있으면서 2천번 가까이 자유롭게 면회하고, 책까지 펴낸 최태원 회장에게 과연 법이나 정의라는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에 특별사면 로또까지 맞는다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비리황제 기업인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3년 회삿돈 46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그가 이번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된다면 형기의 63.5%만 채우고 풀려나는 셈이다.
그러나 법무부에 따르면 2007~2014년 가석방된 5만6천828명 중 형기의 70%도 채우지 않고 풀려난 인원은 13명뿐이다.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를 받게 되면, 4천~5천명 중 한명에 해당하는 로또의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다.
또 해외사례에 비춰봐도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개인 쌈짓돈으로 굴리다 들통난 비리 기업인의 말로는 처참했다.
미국에선 지난 2001년 세기의 회계부정사건을 일으킨 엔론사의 회장에게 사기혐의로 징역 24년 4개월을 선고했다.
미연방법원은 형기의 85%를 채워야 가석방이 가능해,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은 올해로 14년째 감방에서 복역중이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