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삼모작 인생

2017.01.24 19:38:00 16면

 

나는 어린 시절 두메산골에서 자랐다. 마을 농사꾼들은 보통 2모작 농사를 지었다. 가을에 벼를 베어낸 후 다시 보리를 심어 늦가을에 싹이 돋은 채로 겨울을 보낸 뒤 봄에 자라면 벼 심기 전에 보리를 거두는 것이다. 그래서 2모작 농사라 한다. 그런데 마을에서 부지런한 농사꾼들은 일찍 벼를 베고난 후 무우, 배추나 메밀을 심어 추수한 후에 보리를 파종하였다. 그러면 3모작 농사가 되었다. 그렇게 부지런한 농사꾼 가정은 사람살이가 알차고 푸짐하였다.

나는 나이 들면서 내 인생을 3모작 인생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나쁜 풍조 중 하나가 일찍이 퇴직하여 한참 나이에 노인행세를 하며 사는 점이다. 심지어 50대 초에 퇴직하여 한창 나이에 백수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다. 그렇게 살면 본인에게도 손해요 사회 전체에도 손해이다. 그래서 나는 70이 넘은 후 새로 일을 시작하면서 ‘늙어서 일하자’, ‘3모작 인생을 살자’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퇴직금 전액으로 몽땅 동두천 깊은 골짜기 6만평 산을 구입 마을을 만들고 학교를 세우고 교회와 수도원을 세워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금 내 나이 77세이다. 지난 6년간 3모작 인생 목표를 세우고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일한 결과 이제는 일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거두기 시작하여 큰 보람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내 평생에 77세 된 지금이 가장 안정되고 행복하다. 그래서 주위 노인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권한다.

늙어서 자식들에게나 사회에 짐이 되게 살지 말고 늙어서 일해야 한다. 일하는 보람으로 살면 건강하여지고 행복해진다. 바로 3모작 인생을 사는 거다. 6년 전, 나의 퇴직금으로 우리 부부가 노후를 편안히 살 생각을 하였더라면 우리 부부 둘만 좋았을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산에 투자하여 일을 만드니 지금은 수십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버려진 산을 일구어 수십 명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으니 국가적으로나 개인으로나 얼마나 좋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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