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국민통합의 지름길은 지방분권이다

2017.05.14 18:59:11 16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새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125만 수원시민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소통과 공감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에 화답하듯 취임 첫날부터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국회에서 취임선언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가는 길에선 깜짝 카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대통령은 손을 흔들었고, 시민들은 인증샷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삼엄함은 사라지고 자유로움이 찾아왔다.

국회에서의 취임식, 야4당 방문, 통합과 소통의 격의없는 행보, 속속 발표되는 파격 인사, 대통령 일정 공개 등 파격의 연속이다. 정말 반가운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느끼는 변화의 강도도 클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행보(?)가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일상화되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행보에 네티즌들은 “취임 3시간 만에 전임 대통령의 4년간 소통량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소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국민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자신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백인 청년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한 흑인교회에 총을 난사해 9명이 숨진 희생자 장례식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직접 추도사를 하며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불러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우리는 국가의 리더가 고수한 불통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했는지 몸소 경험했다. 소통보다는 불통이, 내 탓보다는 남 탓을, 상처입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했다. 어쩌면 전임시절 불통의 시대를 겪은 국민들이 새로운 대통령의 소통과 통합의 방식에 반가움을 표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 대통령이 취임선언식에서 밝혔듯이 “국민의 자랑으로 남는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갈 길이 멀다. 탄핵 과정에서 찢기고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보듬고,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오랜 시간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주춧돌을 놓는 작업도 새 대통령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다.

이것과 함께 지방정부의 장으로서 지방분권 실현을 어떻게 하면 앞당길 수 있을까도 고민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이미 20여년이 지났다. 지방자치와 분권의 필요성을 늘 강조해왔지만 개선된 적은 없다.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중앙집권체제가 그만큼 견고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재정·조직·인사 등 모든 권한이 중앙에 집중돼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주창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은 지방분권이다. 새 정부는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지방의 재정 자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강력한 재정분권, 주민참여 확대로 풀뿌리 민주주의 강화에 힘써야 한다. 지방분권은 중앙집권적 자원배분으로 인한 지역불만을 완화해 사회통합에 이바지하고 국민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지방이 살아야 하고,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그 길의 지름길은 지방분권에 있다.

특히 현행 획일적인 지방자치제도의 한계로 수원시를 비롯한 창원, 고양, 용인, 성남 등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들은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행정서비스 제공도 어려운 실정이다.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 법제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위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끝났다. 지난해 가을부터 너나 할 것 없이 나라걱정에 여념이 없었다. 친구들 간의 모임, 직장 모임에서 촛불과 선거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일상이다. 이제는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 탄핵과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갈등과 반목을 털어버려야 한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새로운 정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다. 조급하게도 생각하지 말자. 정권교체로 누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조급함보다는 한걸음씩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하며 지켜보자. 대통령의 공약집을 간직하자. 그동안 밝혔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시민들께서 늘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약속을 지키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우리 역시 광장에서 체득한 민주주의를 일상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자. 그것이 진정한 촛불민심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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