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사’ 건물 철거… 주민-시민단체 ‘대립각’

2017.06.07 20:56:47 6면

 

시민단체
“소중한 근대건축물에 굴삭기 삽날
중구청, 반문화행정 표본” 반발

지역주민

“수십년간 쓰레기 범벅 흉물로 방치
이제와서 문화적가치 운운” 비난
구 “개발·보전 합리적 방안 추진”

<속보>인천시 중구가 최근 옛 애경사 건물을 철거하자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구를 강하게 규탄(본보 2017년 6월1일자 6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지역주민들은 시민단체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며 날을 세우고 있다.

중구 지역발전위원회·주민자치협의회·통장연합회 등 중구지역 주민단체들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인천경실련·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가 7일 인천시청에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날 시민단체 측은 “인천의 근대 산업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건축유산인 애경사 건물이 중구청 굴삭기 삽날에 주저앉았다”며 “이는 인천시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반문화행정의 적나라한 표본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인천 중구 개항장일대는 중구청 청사를 비롯해 건물하나 하나가 모두 역사적의미를 담고 있는 건물들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실정으로 또다른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오히려 지역주민들은 시민단체가 반발하는 것을 비난하고 있다.

이날 지역주민들은 “문화역사성도 제대로 모르면서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시민사회단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시민사회단체들은 정확한 검증자료도 없는 지역흉물의 상징인 낡은 건물을 향해 사회적 책임도 없이 엉터리 주장만을 일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하지도 않고 수십년 간 쌓여온 쓰레기 등으로 인한 화재와 범죄발생이 우려되던 낡은 건물에 대해 이제와서 문화가치를 논한다”며 “이번 철거사업은 최근 급증한 방문객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중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어렵사리 성사된 숙원사업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양측 관계자들과 개발과 보전의 충분한 협의점을 찾아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구는 최근 송월동 동화마을과 차이나타운을 찾는 관광객들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102면 규모의 주차장을 만들고자 지난 2일 송월동 옛애경유지공업 건물이었던 ‘애경사’ 건물을 철거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구가 보존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에 대해서 사전검토나 합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결정한 데다 뒤늦게 사업중지를 요청했음에도 철거를 강행했다고 성토했다./류정희기자 rjh@

 

유정희 기자 tally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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