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가로수

2017.08.07 19:30:28 16면

 

가로수

/박찬세

한 날 한 시에 심은 나무들도
제각각 다른 무늬의 그림자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한 날 한 시에 부는 바람에도 나무들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떨고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나뭇잎에 흐르는 빗물에도
방울방울 다른 것이 어리겠습니다

- 계간 리토피아 여름호에서


 

 

 

말을 길러보지 않은 사람은 말의 얼굴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대충 같거나 엇비슷한 정도로 말들을 인식한다. 사과나무와 배나무는 약간의 공부를 통하면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과나무를 사과나무 중에서 구분해 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한 나무에서 피는 꽃들의 얼굴을 구분해 낸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가능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세상에는 같은 무늬 같은 그림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것도 저마다 다른 무늬와 다른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같아 보이기도 하고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개별적인 모습과 향기와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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