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광명동굴에서 상생의 새역사 시작됐다

2017.10.10 19:01:47 인천 1면

 

40년 동안 버려졌던 폐광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변모한 광명동굴이 도농(都農) 상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주말이던 지난 9월23일 광명동굴의 경관광장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광명시 인근의 시흥시, 화성시 등 도내 지자체부터 강원도 홍천군, 충북 단양군, 멀리는 경남 하동군과 거창군까지 전국 팔도에서 모인 농·특산물 상생장터 때문이었다.

이날 장터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의 21개 기초지자체와 소래포구젓갈상인회 등이 참여해 총 41개의 부스를 운영했다. 생표고, 홍삼, 잣, 아로니아 가공품, 오디잼, 뽕잎차, 치즈와 요거트 등 품목도 정말 다양했다. 상생장터는 광명동굴을 구경하러 온 많은 사람들에게 팔도 명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상생장터는 그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상생장터를 통해 광명동굴은 유명 관광지에서 도농 상생의 협력모델로 한 단계 도약했기 때문이다.

상생의 첫 시작은 와인이었다. 수입산 과일과 와인이 범람하던 2015년 4월 광명시는 광명동굴에 와인동굴을 만들었다. 와인 한 방울 나지 않던 광명시에 와인동굴이라니. 광명동굴을 만든다고 했던 초창기처럼 의아한 시선이 여럿이었다. 하지만 광명동굴은 1년 내내 내부온도 12℃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고, 발효식품을 저장하기에 최적화된 습도를 가지고 있었다.

관광지로 큰 성공을 거둔 광명동굴은 좋은 품종으로 양질의 한국 와인을 만들던 전국 와이너리(와인 양조장)의 새로운 판로가 되기에도 최적화된 장소였다. 그렇게 광명동굴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와인산업의 인큐베이터를 자처하기 시작했다.

우선 전국에서 최초로 ‘한국와인팀’을 신설해 정규 조직화하고, 유명 소믈리에를 직원으로 채용해 와인과 관련된 사업을 맡겼다.

2015년부터는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을 개최해 광명동굴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포도는 물론 사과, 복분자, 오미자, 감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과일로 만들어진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한국와인을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무엇보다도 실제 판매를 위해 국산 와인을 생산하는 전국 지자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광명동굴에서 한국와인을 팔기 시작했다. 하나둘 참여하는 지자체가 늘어 올해는 전국 40여 개의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국산와인 18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와인 판매량도 와인동굴이 문을 연 2015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무려 10만 병에 이른다. 판매 액수는 20억 원이 넘는다.

한국와인을 판매하면서 협약을 맺은 지자체의 특산품도 같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전북 임실군과 협약을 맺어 임실의 와인을 판매하면서 와인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임실치즈를 판매하는 식이다. 협약을 맺은 지자체가 늘수록 선보일 수 있는 전국의 농·특산물의 수도 늘어났다. 도농 상생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발전의 속도는 어마어마했다.

늘어나는 공급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정기 장터가 필요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광명동굴 팔도 농특산물 상생장터가 탄생했다. 상생장터는 우선 11월 26일까지 매 주말마다 시범운영을 거쳐 상설화할 예정으로, 지방 우수 농특산물의 대표적인 마켓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 장터로 인연을 맺은 지자체와는 ‘광명동굴 지방정부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한국와인산업의 발전을 함께하기로 했다. 나아가 각 지자체가 보유한 관광·문화 콘텐츠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상생 파트너십도 구축해갈 것이다.

40여 년 간 버려졌던 폐광에서 최고의 동굴테마파크로 기적을 이뤘듯, 광명동굴은 전국 40여개 지자체의 판로로서 새로운 상생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광명동굴 와인에서 시작한 상생의 날갯짓이 나비효과를 이뤄 전국에 상생의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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