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미를 장식하고 내년을 열 노미진 작가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동양적 필치와 강렬한 색감의 대비, 여백이 주는 사색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작가는 내면에 남아 있는 상처의 흔적들을 고대의 기록처럼 다시 화면에 세밀하게 새기고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그것을 뛰어 넘는다.
이 과정은 자기 치유, 나아가 삶을 성찰하고 재인식하는 사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황량한 숲 혹은 화염 속에서 등장하는 말은 인생이라는 긴 여행의 쓸쓸하고 고된 궤적을 그리지만 때로는 청춘이라는 달콤한 꽃들을 수레에 가득 싣고 달리는 모습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다소 어둡고 때론 거친 여정의 흔적들은 작가뿐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우리가 그 길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상기시켜준다.
/과천=김진수기자 k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