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엄정해야

2018.03.05 19:12:23 인천 1면

우리나라에 사는 것이 기쁠 때도 있지만 슬플 때도 많다. 얼마 전만 해도 평창 동계올림픽 땐 온 나라가 잔치 분위기였다. 그런데 평창올림픽이 끝난 지금 이 나라는 다시 긴장감이 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임기를 마치고 명예로운 노년을 보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 의해 축출됐고, 윤보선 전 대통령은 박정희 군부세력의 쿠데타로 물러나야 했다. 군사 독재 공포정치를 펼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총에 맞아 사망했다.

노태우·전두환 대통령은 비자금 조성, 이른바 12·12 사태(군사 반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 등 범죄사실로 인해 사형·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후 감옥생활과 귀양생활을 해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지난해 3월 탄핵돼 임기를 채우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돼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뒤 최종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수난과 치욕을 겪지 않은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번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여러 가지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다스 실소유주 의혹 ▲삼성의 다스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 ▲차명재산을 통한 횡령·탈세 등 참 다양하기도 하다. 이 가운데 이명박 정권 시절 청와대가 국정원으로부터 특별 활동비를 상납 받았다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건은 검찰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재판에 넘긴 상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 이 전 대통령 친족 소환 조사를 하고 있다.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국정원으로부터 수억 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조카 김동혁(큰 누나의 아들)씨와 이동형(큰 형의 아들)씨도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들어있다고 한다. 부인 김윤옥씨도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이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명품 쇼핑을 했다는 의혹이 있어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이 전 대통령의 드러난 범죄 혐의만 보면 구속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여당은 정치 보복을 외치는 수구세력의 결집 등 역풍을 우려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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