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죽편(竹篇)

2018.06.14 20:12:00 20면

 

 

 

죽편(竹篇)

/서정춘

여기서부터,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시란 언어로 만든 오묘한 집이어서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정답이 없는 문제처럼 같은 시를 가지고도 보는 사람에 따라 수만 가지 해석이 가능한 것이 시의 힘이다. ‘죽편’은 짧지만 웅숭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지난하고 굴곡진 생활 앞에서도 대나무가 절개와 정절, 득도를 상징하는 것처럼 올곧은 삶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리는 긴 시간, 삶의 마디마디 겪어야 할 어려움을 이겨내고 온전한 생의 꽃을 환하게 피우겠다는 의지도 오롯하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시어들을 품고 사는 시인도 눈물과 그리움과 생에 대한 절실함을 품고 ‘칸칸마다 밤이 깊은’ 시절을 견디며, 대꽃이 피는 마을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내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꿋꿋하게 걸어가야 할 이유다. /김밝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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