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투계

2018.06.19 19:29:00 16면

 

 

 

투계

                           /고성만

맨드라미가

머리를 쭉 뻗었다가

푸드득 도약하여

칸나의 대가리를 찍는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다

우수수 날리는 깃털

피가 튄다

야산에

깊게 팬 자동차 바퀴

신발 흙 질컥거리며

환호성 지르는 사람들

마스카라 지워진 노을이

저녁 꽃을 줍는다

- ‘투계’전문

 

 

맨드라미와 칸나의 식물 이미지에서 닭이 싸우는 과정 즉 동물이미지로의 묘사전환이 빛나는 시이다. 특히 붉은 색이 주는 주위 환기력과 역동성이 선명하다. 맨드라미는 키가 작지만 “칸나의 대가리를 찍”고 있어서 강렬한 대항정신이 느껴진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피가 튀”는 장면은 여과 없는 싸움의 현장이다. 그런데 시인은 여기서 “깊게 팬 자동차 바퀴”를 통해 문명사회의 거친 이미지를 걸쳐 놓는다. 이 상황에서 볼 때 세상은 아이러니하다. 평화로워 보이는 칸나와 맨드라미 꽃들에서 억압된 사회의 이면을 보고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포착해 낼 줄 아는 그가 바로 고성만 시인이다. /박수빈 시인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