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범인은 ‘켈피’가 아니다

2018.10.07 19:21:00 인천 1면

 

켈피는 스코틀랜드의 호수에 사는 물귀신이다. 보통 켈피는 검은색 말의 모습을 하고 있고 있는데, 때때로 사람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켈피는 강이나 호수 깊은 곳에 살면서 만나는 사람을 잡아먹는다.

켈피가 나타났다는 장소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스코틀랜드 인버네스에 있는 네스 호이다. 길이가 36㎞나 되고, 깊이가 230m에 달하는 네스 호에서 켈피가 여성이나 아이들을 물로 끌어들여 죽이고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는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켈피의 이야기는 꾸며진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켈피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익사사고가 우리나라에서 비의도적 사망사고 원인으로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는 점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이 물놀이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연평균 114명이었다.

켈피의 이야기가 허구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물놀이 중 사망 사고를 일으키는 범인은 켈피가 아니라 ‘부주의한 사람’인 셈이다.

수난 사고를 방지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그동안 지겹도록 들은 말,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익수 사고 원인 중 1위는 안전수칙 불이행(47%)이다. 익사자 2명 중 1명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망한 셈이다. 두 번째로 높은 원인은 수영 미숙(27%)이고, 그 다음으로는 음주수영(10%)이다. 즉, 물놀이를 할 때 구명조끼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자신의 수영 실력에 맞는 장소에서 물놀이는 즐기고, 음주했을 때는 수영을 하지 않을 것, 이 흔하디 흔한 수칙을 지키는 것이 익사 사고를 막는 지름길이다.

범인은 켈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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