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영혼을 자유롭게 만든 건 詩”

2018.12.25 19:06:00 10면

등단 16년 만에 첫 시집 펴낸 임경자 시인

2002년 ‘시인정신’ 신인 당선

강화읍서 식당 운영하며 지내

거동불편 시어머니 병간까지

“이제야 여유 생겨 첫 시집…”

현대인 삶 의미 되씹으며 담아


“저에게 문학은, 그 중에서도 시(詩)는 틀 속에 갇힌 내 생활 속에서 삶을 지탱할 수 있게 자유를 준 유일한 탈출구였습니다. 갈등하는 영혼의 흔들림을 들여다보고 현실적 삶의 고통과 번민이 곧 문학임을 깨달으며 시로써 내 노래를 불러 자유로운 유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임경자 시인(57·사진)이 첫 시집 ‘함바집 이야기’를 출간하고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한 말 중의 일부다.

2002년 계간 ‘시인정신’ 신인상 공모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강화읍에 위치한 식당의 안주인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아이의 어머니로,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로, 무엇보다 효부상을 받을 정도로 혼자서 거동이 불가한 시어머니를 병간하며 문학의 길을 걸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임 시인은 자신의 현실이 곧 문학이고 이것이 시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등단 16년 만에 출간한 첫 시집 ‘함바집 이야기’는 그 자신의 일상 속에서 눈 앞에 펼쳐지는 타인의 삶을 통해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적 정서를 표출해 감동을 전달한다.

실예로 임 시인은 그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건설 노동자를 접하고 ‘함바집 이야기’라는 연작 시를 썼는데 ‘함바집 이야기3’이라는 작품을 보면 “하품 섞인 밥/ 수심 섞인 국/ 급하게 먹습니다// 세월에 쫓겨 먹다보니/ 도망치 듯 먹습니다/ 그래야 밥벌이를 합니다// 새끼 제비 입에 먹이 넣어 주고/ 곧 바로 먹이 구하러가는/ 제비 아비처럼/ 저들이 그렇습니다// -하략-”

임 시인은 이렇듯 일상 속 풍경에서 진솔한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우리 모두의 삶의 의미를 되씹으며 그 의미를 화두로 던진다.

그에게 첫 시집 출간에 따른 소회를 들어보았다.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예 맞습니다. 2018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금을 지원 받아 첫 시집을 발간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인천문화재단에 감사를 표합니다.”

 

 

등단 후 16년 만에 첫 시집을 냈는데 너무 늦은 것 아닌지

“많이 늦었지요. 자유로울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 이제야 여유가 좀 생긴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본인의 작품 성격에 대해 묻는다면

“저는 평범한 가정주부요,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이다보니 자연히 제 주변의 생활 모습이 시적 소재가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작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눈앞에 벌어지는 일상 속의 느낌과 의미가 제 시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이제 첫 시집을 냈으니깐 회갑 전에 행복함이 가득한 시 많이 써서 독자들 가슴을 울리는 작품, 살아온 세월만큼 농익고 아름답고 의미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최준석기자 jschoi@

 

최준석 기자 jschoi@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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