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줄섰는데 마스크 동났다고?” 허탈

2020.03.02 20:38:43 19면

농협하나로마트 구매객 불만 쇄도
오전 6시부터 대기행렬 장사진
일부만 1인당 5매씩 순식간 소진
“더 팔라-안 된다” 고성 실랑이도
빈손 발길 돌리는 시민들 분통

“돈을 더 주더라도 편하게 사는 곳으로 가겠다. 다시는 여기서 안 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의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과 우체국 등에서 마스크가 판매된 1일과 2일 구매를 위해 농협을 방문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먼저 쏟아져 나왔다.

3시간 넘게 줄을 서 있다 구매도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구매 대기 행렬은 장사진을 이뤘다.

마스크 첫 판매 개시 시간인 지난 1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 이동읍 농협 하나로마트는 마스크를 사려는 대략 400~500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면서 하나로마트 부지 전체를 에워쌓다.

줄은 3시간이 지나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상당수의 사람들이 마스크 구매는 커녕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고,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입구 인근에서부터 다시 차량을 돌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A씨(50·여)는 “오후 1시 반에 와서 3시간만에 고작 5장을 샀다. 앞으로는 돈을 더 주더라도 편하게 사는 곳으로 가지, 다시는 여기 안 온다”며 “사람들이 밀집해 줄서 있는데도 손소독제조차 비치해 놓지 않았다. 비접촉식 열 체크도 ‘원하는 사람만 해주겠다’고 해 응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1인당 5장 한정 판매에 가족 단위로 마트를 찾은 이들도 많았고, “더 달라”는 실랑이도 수시로 빚어졌다.

50대로 보이는 남녀는 마스크를 산 뒤 “돈을 더 줄 테니 10장이든 20장이던 더 팔아라”고 직원에게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둘째날인 2일 이곳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개수가 40명 분량인 200장으로 급감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의정부 하나로마트 송양점과 동두천 생연점도 사정은 비슷해 오전8시부터 시민들이 북새통을 이뤄 이날 판매분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또 다른 공적판매처인 우체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이날 1인당 5개씩 총 400개(80명분)의 마스크를 판매한 김포시 고촌우체국은 판매 10분도 안돼 동이났고, 길게 늘어선 시민들이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특히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 가운데 노인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고, 지역 커뮤니티 SNS에는 ‘OO 곳 OO 명’ 등 하나로마트 지점별 현재 상황 등의 정보 공유 글들도 계속 올라왔다.

용인의 000씨는 “친구들과 계속 다른 곳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어제부터 친구들과 각오하고 움직이기로 했는데 구매하려는 분들이 많아 간신히 살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농협 관계자는 “상품본부에 문의하니 정확한 판매물량에 대해 내려 온 게 없다고 했다. 오늘 판매량이 소진되면 다시 얼마나 입고될 지 아직까지 공지받은 사항이 없는 상태”라며 “3일에는 판매를 할 수 있을 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공적판매처인 우정사업본부는 3일 오전 11시부터 1인당 최대 5장씩 모두 65만 장의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김현수·편지수기자 khs93@
김현수 기자 khs93@k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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