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해주세요”

2020.04.13 20:30:00 18면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가다

시간이 멈춘 듯한 단원고 교실
세월호 6주기, 애도 발길 여전
코로나19 여파 비교적 한산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이하며, 옅어지는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해주세요.”

지난 2014년 4월 16일 전국민을 슬픔 속으로 밀어넣었던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둔 13일,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교사가 사용한 교실을 재현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옛 안산교육지원청 본관에 마련된 ‘기억교실’에 들어서자 추모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 나무에 걸린 학생들의 초상화가 노란 리본과 함께 시민들을 맞았다.

지난 2018년 9월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서 본관으로 임시 이전한 단원고 4·16기억교실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명과 교사들이 공부하며 웃고 떠들던 10개 반 교실과 교무실이 재현돼 있다.

1층 로비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노란 리본과 추모엽서, 책자 등이 놓여 있었고, 시민게시판이 설치돼 방문한 시민들이 저마다 애도의 메시지를 적어 붙이기도 했다. 2층과 3층에는 세월호 참사직전 학생들이 활동하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된 가운데 일찍부터 수명의 시민들이 교실을 들어서 책상에 놓인 사진과 편지 등을 천천히 둘러봤다.

교실에는 교탁 위에 올려둔 모의고사 문제지와 급식 순서표, 학교행사를 알리는 알림판에 낙서며 패인 자국이 여전한 책상까지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희생자들의 책상 위에는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꽃다발, 화분이 가득한 가운데 칠판과 화이트보드에는 ‘성인 축하해’, ‘아들아 사랑한다’ 등 유가족과 친구들이 남긴 메시지가 빽빽했다.

책상마다 놓인 학생들의 사진을 둘러보던 한 시민은 눈시울을 붉히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가하면 또 다른 시민은 교실 문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슬픔을 감추기도 했다.

이날 기억교실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탓인지 방문록 작성과 열 체크를 한 뒤에나 입장이 가능했다.

시민 김모(25·여)씨는 “세월호 6주기를 맞아 미리 기억교실에 방문해봤다.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교실을 보니 학생들에게 더욱 미안할 따름”이라며 “동생같은 학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만 덩그러니 보니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A(48·여)씨는 “자식 뻘의 아이들인데 이렇게 사라진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어떻게 교실에 산 아이들이 하나도 없느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 관계자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방문해주며,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더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4·16연대 관계자는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가 다가오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어 추모식은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 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유가족과 관계자들끼리 소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수·편지수기자 khs93@

 

김현수 기자 khs93@k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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