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재난기금 받는데 긴 줄 쯤이야”

2020.04.20 20:41:00 1면

‘경기도+수원=20만원’ 신청 위해 아침부터 장사진
부서 전화 폭주… 요일제·가구원수별 몰라 헛걸음도
혼선 불구 기다린 어르신도 창구 직원도 ‘힘이 불끈’

 

“특별히 할 일도 없어 아침 8시쯤 일찍 미리 나왔는데, 벌써 수십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 놀랬어요. 20만원이면 요즘같이 힘들 때 정말 소중한 돈입니다.”

수원시민이 받는 재난기본소득은 경기도가 지급하는 10만원과 수원시가 지급하는 기금을 합쳐 1인당 20만원이다.

20일 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 현장 신청을 시작한 가운데 수원시 송죽동 행정복지센터에 이른 아침부터 머리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긴 줄로 서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행정복지센터는 미리 준비한 손소독제를 입구에 비치하고 직원이 입구에서 안내에 나서 번호표를 발행하며 혼잡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또 재난기본소득 오프라인 지급 첫날 신청 혼잡을 대비해 도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도 투입돼 안내와 접수를 도왔다.

오전 10시, 번호표가 94번을 찍으며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그와 동시에 경기도청 홈페이지도 접속이 평소보다 어려웠고, 재난기본소득 관련 부서는 하루종일 ‘통화중이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이 들려오며 도민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만난 한 할머니(79)는 “우리같이 나이먹은 사람들은 인터넷은 커녕 신용카드로 등록하는 방법도 잘 몰라서 오늘 아침 일찍 주민센터를 찾았다”며 “마트에서 쌀과 부식 등을 사는데 재난기금을 쓸 생각이다”고 했다.

재난기본소득 접수창구에서 만난 공무원 A씨도 “너무 많은 시민들이 몰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젊은 분들은 인터넷 접수를 선호하는 것 같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인터넷 신청방법을 알려드려도 하시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가족을 대신해 대리 수령을 하러 오시는 분들도 꽤 있어 혼잡해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앞서 도는 이같은 혼잡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 구매때처럼 생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몇몇 사람들은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또 일부 농협에서는 출입구 앞에 별도로 재난기본소득 안내 창구를 마련해 주민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팔달구의 한 농협 관계자는 “이른 시간부터 재난기본소득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절차를 잘 몰라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신청을 마치고 환한 얼굴로 돌아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일부터 시작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온라인 신청은 19일까지 11일간 전체 경기도민의 43.9%인 583만3천여명이 신청했다. 온라인 신청은 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최준석기자 jschoi@

 

최준석 기자 jschoi@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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