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어온 우탕 외길 가마솥에 장작불로17시간

2020.06.16 04:00:00 4면

선대부터 전통방식으로 사골 17여시간 끓여
설렁탕·곰탕·도가니탕·수육 대표 메뉴 꼽아
매년 수차례 독거노인 식사 대접 봉사 이어와
“100년 기념 책 발간… 안일옥 역사 알리고파”

 

■ 안성 국밥의 원조 ‘안일옥’

 

따끈한 설렁탕 한 그릇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100년이라는 긴 역사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전통을 이어온 식당이 있다.


바로 안성시에 위치한 설렁탕 전문점 ‘안일옥’이다.


안일옥은 1920년대로 거슬러가 3대를 이어온 안성의 장터국밥 원조집으로 긴 세월동안 가업을 계승한 만큼 깊은 맛의 설렁탕을 자랑한다.


김종렬 안일옥 대표는 “1, 2대 할머니까지는 정말 자식들 먹여 살리고,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일하셨다. 지금이야 오래 유지된 만큼 사회적 조명과 관심도 생기고, 자부심, 책임감이 생겨 유지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 같다”며 “더군다나 4대의 계승을 앞두고 100년을 이어오다 보니 사회적인 인정을 받고 있어 우리 것이 아닌 사회적 문화유산이 됐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안일옥의 유구한 역사 뒤켠에도 고비는 존재했다.


김 대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1997년 IMF에 어머니와 같이 일하던 형이 조카 보증을 서면서 상황이 잘못돼 안일옥 문을 닫을 뻔 했다”며 “당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아파트를 팔고, 퇴직금을 받아 안일옥 간판을 지킬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안일옥은 선대에서부터 이어오던 전통방식 그대로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피고 17시간을 끓여낸 사골국을 다음날에서야 손님상에 정성을 내어주고 있다. 

 

이곳의 메뉴는 설렁탕, 곰탕, 도가니탕, 수육 등이 있으며, 대표 메뉴답게 설렁탕을 찾는 손님들이 대다수였다. 또한 안일옥을 찾는 이들은 주로 관공서 공무원들과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주말에는 입소문을 타고 온 외지인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입소문 탓인지 젊은 고객층도 매우 두터워진 상황이다.

 

특히나 3대째 이어오는 대물림 식당인 만큼 손님들도 대물림이 많아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안일옥을 찾아오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예전 안성요양원에 아버님을 모시던 한 손님은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오셨고, 미국에 이민가 계신 분이 안일옥 국밥이 생각난다고 하시기도 했다.

 

또 고은 시인도 자주 이곳을 찾아 족탕에 막걸리 한잔 드시고 가신다”며 “길었던 역사만큼 다양하고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참 많다”고 말했다.

 

또한 ‘누구라도 찾는 손님은 배불리 먹고 나가는 것’이라는 밥장사 이념 아래 매년 수차례 지역사회 독거노인을 위한 식사대접 등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와 기부에 나서고 있다.

 

안일옥은 전통을 이어오는 것은 물론, 따뜻한 나눔까지 펼치며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고 있다. 마침 2020년은 안일옥이 100년을 맞은 해로 앞으로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종렬 안일옥 대표는 “올해 우리가 100년이 되는 해다.

 

1920년에 안성 장터에서 가마솥에 끓여팔던게 어느세 2020년이 됐다”며 “100주년을 기념하며 안일옥 100년 국밥장사 이야기 책을 썼다. 책제목은 ‘설렁탕 100년을 끓이는거야, 우리자식들이 할 일이지’로 안일옥의 유구한 역사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93@k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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