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작가의 개인전 ‘이상한 정원 □ 희한한 동네’가 3일부터 30일까지 파주시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개최된다.
전통 회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재료를 확정하고 형식을 실험하며 현대미술로서 동양화의 동시대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온 이재훈은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각도로 접근한 동양화 방법론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 인식한 것들을 시각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재훈은 동양의 전통 산수화 중 자연을 묘사한 산수화를 방에 걸어 두고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을 가진 와유(臥遊)라는 화론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공간을 전유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에게 ‘동네’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 현상 등을 인지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그 자체를 의미한다면, ‘정원’은 동네에서 경험하고 인식한 것들을 시각화한 장소가 된다.
‘정원’을 감상하는 이들은 그 형태가 다소 추상적일지라도 마치 화가 종병이 와유하는 것처럼 작가가 그려낸 장소의 본질을 공감하고 주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시 제목에서 ‘동네’와 ‘정원’을 연결하는 ‘ㅁ’자 기호는 정원을 구성하는 공간(위요공간)과 동네의 구획된 공간의 모양을 대치하는 일종의 시구(詩句)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아저씨가 만든 무지개’, ‘낙과 침입’, ‘○별, 총총총, 탕탕탕’ 등의 작품명에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시구 형태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제발(題跋, 그림 위에 쓰여진 그림과 관계된 글) 형식을 따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화의 추상성에 대한 담론에 초점을 맞춘 다수의 대형 신작들을 공개한다.
동양화 또는 한국화의 역사에서 이미 완성된 결과물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비판하며, 전통 회화와 동시대 회화의 관계를 이어가는 작업을 통해 관람자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법론을 함께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창작지원사업 시각예술분야 개인전부문’에 선정된 사업으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후원으로 열린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