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유방암 타목시펜 그리고 한약

2020.08.10 06:32:08 인천 1면

 

 

어느 시점엔가 한의원에 암환자들이 갑자기 많이 내원했던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4차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분들이었다. 구역, 소화불량, 부종. 저림, 전신탈력감 등이 힘들어 뜸과 침치료를 하기 위해 내원한 한분이 같은 병실, 옆 병실로 소개를 하면서 매일 한의원은 암, 특히 유방암 환자들로 북적였다.

 

치료가 쌓임에 따라 증상이 점점 완화되었고 고맙다는 인사를 끝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곤 했었다. 그 요양병원은 없어졌지만 이후 양방치료 끝나고 후유증이 남아있는 분들의 내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들은 대부분 유방암으로 타목시펜을 복용하고 있었고 그렇게 부작용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타목시펜은 유방암환자에서 다른 쪽 유방의 유방암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처방되지만, 동시에 우울, 안면홍조, 발한과다, 불면, 피로, 부종, 자궁 이상 등 갱년기 증상 뿐 아니라 자궁내막암의 발생을 높일 수 있는 약이다.

 

내원했던 분들 중 자궁근종과 자궁출혈로 내원했던 분이 있었다. 그녀는 40대 초반으로 타목시펜 복용 3개월차였는데 위에 나열한 갱년기 증상에 더해 야간에 2~4번씩 소변을 보고 가슴두근거림 그리고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한 분이었다. 달라진 몸으로 복직하여 마주한 세상에서 많이 불안했고 유방암경험과 타목시펜 복용후 나타나는 증상들에 그녀는 많이 당혹스러워했다. 치료계획을 설명하는데 그녀가 조심스럽게 “한약을 먹어도 정말 괜찮은 거예요” 물었다. 수술한 병원에서 한약 먹지말라고 했다고. 수없이 반복되었던 질문과 답들. 또 긴 해설을 덧붙여야 하는가 하는 피로감에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 물었다.

 

지금 당신이 식사를 좋은 재료로 인스턴트나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재료로 영양균형 맞추어 먹고 당근, 양배추즙 등의 신선한 녹즙, 해독과 면역에 좋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차를 먹는 것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과 비교했을 때 회복에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 또는 더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느냐고. 그녀는 당연히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나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같은 이치로 한약재인 잣, 율무, 도라지, 파, 대추, 생강, 밤, 마, 오미자 같은 약재들 중 몸의 에너지를 돕는 것을 선별해서 달여서 먹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특히나 음식보다 약은 더 기운이 강하여 필요한 약재를 조합했을 때 음식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에너지 불균형을 조절해준다고.

 

한의학에서는 약재들의 에너지를 차갑다, 따뜻하다 등의 한열조습의 기운과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짜고 등의 오미 등에 따라 분류한다. 또, 대추, 도라지 등 처럼 약성이 부드러운 것과 지네, 부자 등 처럼 강한약성을 지닌 약재 사이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약효와 독성을 분류해놓았다. 그리고 한의사는 진단을 통해 어떤 약성이 환자에게 필요한지를 살피고 특히 더 필요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약재를 조합해서 처방하고 안전한지 않은지를 변별하고 투여하는데 전문가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정말 몰라서 물었다면서 설명이 고맙다고 했다.

 

그녀는 치료를 선택했고 한약과 한의원에서의 침, 뜸, 몸과 마음을 살피는 상담과 명상이 더해진 치료에 2주 후 자궁출혈은 멈추고 2달쯤이 지나니 불면과 상열감 등도 호전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한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대만은 전통적으로 한약 치료를 해 온 국가로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한약을 쓰고 있는 인구가 많다. 대만에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유방암을 진단받고 타목시펜을 처방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한약 비사용자에 비해, 한약 사용자의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률(hazard ratio)은 0.50배(95% CI=0.38-0.64)로, 유방암으로 타목시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한약 사용은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성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5년 글로벌 한양방 통합치료 서미트에서 발표에 따르면 타목시펜은 자궁내막암과 자궁암의 확률을 약 7배가량 증가시컀다. 이 때 한약인 J탕을 같이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 증상이 크게 줄었고 재발율 또한 25%에서 6%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한의학을 제대로 말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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