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생 증원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해 14일 집단 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환자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더군다나 17일까지 연휴가 이어지는 터라 이날 꼭 진료를 받겠다고 아침 일찍부터 병원을 찾아온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14일 수원시 영통구 소재 연세가정의학과를 방문한 환자들이 문 닫힌 병원 앞에 앉아 있거나, 서 있다. (사진=김기현 기자)](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00833/art_15973833640964_3a188c.jpg)
14일 오전 9시 수원시 영통구 소재 연X가정의학과를 찾은 환자들은 뜻밖의 휴진 소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김금옥(75) 씨는 “당뇨약이 다 떨어졌는데, 큰일났네”라며 “당장 약을 먹어야 하는데 다른 데에선 약을 지을 수도 없다”고 불안해했다.
다리가 불편한 왕은준(83) 씨도 “다리가 아파서 왔는데 (휴진을 하니) 집에 가야겠네”라며 쩔뚝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같은 시각 안양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4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소재 한 내과를 방문한 환자가 묻 닫힌 병원 앞에 서있다. 이날 의료계 총파업으로 일부 동네 병의원들이 휴진에 들어갔다. (사진=노성우 기자)](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00833/art_15973833657476_1cb22d.jpg)
안양시 동안구 소재 '박정영 내과'를 찾은 박수임(61) 씨는 "다른 병원은 안 다니고 박 내과만 10년째 다니고 있다"며 "출근하는 길에 진료를 받고 가려고 집에서 일찍 나왔는데 문을 닫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 씨는 사전에 '병원 휴진 공지 문자' 같은 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전 9시 20분 역시 박 내과를 찾은 회사원 홍영자(52) 씨도 헛걸음해야만 했다.
계속 배가 아파 병원을 온 홍 씨는 "일부러 바쁜 시간을 내서 왔는데 이걸 어떡하냐"며 "우리는 진료확인서를 떼 회사에 내야 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결국 "약국에서 약만 지어가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대부분의 환자는 동네병원의 휴진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당장 진료를 받지 못해 불편을 호소했다. 사실상 의사 파업 전부터 우려됐던 ‘진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노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