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회혁신가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정책과 실행의 융합 통해 농정의 기틀 세우는 것이 혁신"

2020.08.19 06:00:00 20면

구성원 개인의 ‘창의’와 구성원 전체의 ‘협동’ 통해 정책과 실행의 ‘융합’ 목표
31개 시·군 포괄하는 인적 안전망, 인적 네트워크 위해 31개 마을 소통관 제도 도입
21세기 ‘밥이 곧 사람의 인격’, ‘밥이 곧 하늘’이라는 철학적 자산 키우는 것이 중요

 

사실 좀 설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년도 훌쩍 넘어 드디어 만나게 되는 모습은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마치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것 처럼 사람을 들뜨게 만들었다. 격변으로 불린 대한민국의 1980-90년대를 ‘조국사랑의 뜨거운 가슴’으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번뿐인 20대를 불태운 사람, 고교시절 학내 ‘전교조’ 운동에 나섰다가 제적당한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다시 늦깎이 대학생으로 망설임 없이 ‘전대협’과 ‘한총련’으로 상징되는 ‘학생운동’의 길을 걷고 수년의 옥고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출소 이후 땅 그리고 민중과 함께 하는 현실사회운동을 묵묵히 지켜온 사람. 그것도 모자라 이인영, 오영식, 임종석, 송갑석 등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선 인물들과 호형호제를 잊지 않는 의리맨. 바로 ‘5기 한총련 의장’ 강위원. 그런 그가 어느날 경기도의 한복판에 상륙해 "날마다 희망을 선포하고 혁신의 상징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여민동락공동체 등 지역공동체 혁신모델로 주목받은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이 지난 5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와 창의적인 도전은 경기농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농산물 판매나 경기도 농식품 온라인몰 ‘마켓경기’의 새 단장 등은 뛰어난 성과로 꼽히고 있다. -편집자 주-

 

◇ 일관된 혁신 철학

 

강위원 원장의 혁신의 철학과 방법론은 분야와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 철학은 창의, 협동, 융합이라는 혁신의 3중주를 정하고, 함께 하는 구성원 개인의 ‘창의’와 구성원 전체의 ‘협동’을 통해 현장을 스승 삼아 정책과 실행의 ‘융합’을 일궈가는 꾸준한 변화이다.

 

강 원장은 “농정분야도 똑같다. 대지를 일구는 사람들, 즉 농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 창의적 생각을 이끌어 내는 일이 먼저다”며 “농촌공동체를 통해 농민들의 뜻을 모아내 협동의 방식으로 농업과 농촌을 살려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과 실행의 융합을 통해 농정의 기틀을 세우는 것이 혁신 절차이다”면서 “농정은 현장 속에서 만들어야 신뢰가 생기고, 농사 현장은 정책 스승이자 실행 권력이고 농정 상상력 학교이다”고 덧붙였다.

 

강 원장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 정치적대, 조세저항, 행정불신이 구조화돼 있다”라며 “특히 저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행정이 무슨 이야길 하거나 공공기관이 하는 일을 포장해서 이야기하면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하고 한층 높이기 위해 직원들이 과거 관행의 포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다른’ 방식을 고민했다”며 “사업의 양적 확장보다 사업의 주체인 ‘사람’의 성장과 성숙에 관심을 집중해 모두가 혁신가가 될 수 있도록 진흥원 교육과정을 ‘사회혁신가 대학’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회혁신가 대학’은 대학과정처럼 전공필수, 전공선택, 교양필수, 교양선택 등 4개의 과정이 있다.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전공필수부터 부서 내 숙의토론 과정을 위한 전공선택,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한 교양선택과정 등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한 것이다.

 

이에 학습과 토론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이 스스로의 성숙으로 이어지면서 만족도가 높다고 강 원장은전했다.

 

◇ 경기농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강위원 원장은 농식품유통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올해 사업들에 관련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강 원장은 “31개 시·군을 포괄하는 인적 안전망,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31개 마을 소통관 제도를 도입했다”며 “직급과 직능, 업무와 관계없이, 수원이면 수원 소통관을 지정해 지역 오피니언 리더, 농업 관계 단체 등과 지속적 소통을 통해서 경기농정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기여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친환경학교급식을 민간에서 지난해 진흥원을 통해 공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10년 뒤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공급식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다”면서 “마지막으로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민기본소득’ 정책을 안착시키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농민기본소득에 대한 홍보, 교육을 통해 도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농촌의 마을공동체와 연계한 시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진흥원은 유통 채널의 혁신과 농·도의 상생하기 위해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 원장은 “기업이 온라인 유통판매망에 진입하면서 온라인 유통의 규모가 확대됐다”며 “소농들은 기업들과 같은 판로개척과 R&D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목표로 약 100개의 소농들, 특히 청년농, 여성농, 고령농민을 발굴하고 육성해 마케팅 방법을 지원하고 포장기술, 전문가 연계, 특산물 재배 등 모든 과정에 섬세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강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유통체계에 대해 네이버마트스토어팜에 경기도 농식품 온라인 몰 ‘마켓경기’를 리뉴얼 오픈하는 등 혁신적인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시대에 대비해 추진한 공동구매, 꾸러미, 드라이브스루와 같은 방식의 유통의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가는 사회실험을 진행해 단순히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창의적 대안을 내놓았다.

 

이에 친환경 식재료를 통한 가정간편식 등을 도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기도형 농식품유통 혁신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이익만을 생각하는 기업의 혁신모델이 아닌, 안전성과 생명성을 기본으로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감염병 펜데믹이 다시 온다 해도, 대응과 극복 가능한 공공기관의 역할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농촌 기본 소득은 국가적 화두

 

미래세대와 농업을 위한 친환경학교급식과 국가의 미래인 농촌 유지 정책인 농촌 기본 소득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강 원장은 “단순히 먹거리 전략만으로 보지 않는다. 농적 가치, 땅의 소중함 등 미래가치를 설계하고 있다”며 “21세기 문명의 중심에 노업, 농촌, 농민이 있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건강을 위한 친환경 급식 제공을 넘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일깨우고 동시에 ‘밥이 곧 사람의 인격’, ‘밥이 곧 하늘’이라는 철학적 자산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공공체계는 미래 산업의 정책적 중심으로, 학생들의 건강자산을 지키는 것이 1차 목표이며, 농민들의 판로 걱정을 덜고 학교급식의 공익성을 살리며 나아가 군급식, 어린이집, 복지관급까지 확대하는 것, 이게 바로 친환경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모델로 만들어, 공공급식 체계의 안정화와 생산자보호를 친환경 생명농업의 확대에 전체 먹거리 전략차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촌기본 소득에 대해서는 “기본소득이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이며 근로여부, 재산, 소득 등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지급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6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정기성, 현금성, 개별성, 보편성, 무조건성, 충분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같은 사회실험은 궁극적으로 실패는 없으며 통계적 실패를 했더라도 분명히 얻는 것이 있다”면서 “정책으로 바라보지 말고, 국가적 화두인 만큼 올바르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강 원장은 “농업이 안보이고 농민은 군대라고 생각한다. 목표가 있다면 농업농촌 농민의 존업, 경기도에서 만큼은 수십 년 농정의 실패와 무관하게 농사짓는 사람, 농촌 지키는 사람, 농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예우를 받는 그런 경기도를 만드는 공공기관장으로서 헌신하려고 한다”며 “경기도내 공공기관 중, 가장 혁신적 조직으로 운영철학과 원리를 정비하고 구성원 전체가 가장 민주적이고, 유능하게 자신의 개성과 창의와 협동을 발현하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공정성, 공공성, 공익성 실현의 주체이자 사회적 가치 구현의 최고기관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

박건 기자 90viru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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