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서구발전협의회장,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 용역결과 투명하게 밝혀야

2020.08.17 14:06:28 6면

지역정서 맞는 매립지정책 추진 필요..여야 한마음으로 뜻 모아야

 

 인천시 서구가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로 또 시끌시끌하다. 최근 발표된 인천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한 지역 반발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현안이 있을 때마다 주민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대변해온 김용식 서구발전협의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오랜 동안 서구지역 현안에 천착해오면서 바람직한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 서구발전협의회의 활동을 소개해주시죠.

 

서구는 10여 년 전부터 급속히 도시화가 진행된 곳입니다. 저는 협의회 회장 이전에 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으로서 도시철도 2호선이 서구 구간에서 지상으로 건설되는 것으로 돼 있을 때 도심구간 지중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투쟁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발전협의회를 창립한 이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서구 신설 여부가 현안으로 대두했었습니다. 저는 주경기장의 서구 유치가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유치위원장으로 구민들과 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또 경인아라뱃길과 공항철도 공항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생긴 수도권매립지 토지매각대금을 인천으로 회수하는 데에도 일조를 했습니다.

 

▲ 최근의 서구 현안은.

 

단연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입니다. 사실 2016년이 매립기한 종료였으나 그 때까지 인천시나 타 시도, 환경부 공히 매립기한 임박을 앞두고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때문에 인천시는 4자협의를 통해 3-1공구를 열어 매립기한을 2025년까지 연장해 주고 그 사이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는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죠. 합의 내용에는 서울시와 환경부의 공유수면 매립면허권과 토지소유권 그리고 매립지관리공사 등을 인천시에 넘기기로 돼 있습니다.


제가 이와 관련해 화가 나는 것은 인천은 쓰레기를 계속 받고 있는데 타 시도와 환경부는 그에 따른 4자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대규모 주민들을 동원해 매립지 수송로를 막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으나 코로나19 등 상황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고 판단, 현재 협의회 임원들과 향후 계획을 마련 중입니다.

 

▲ 시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7월말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친환경 자원순환정책과 관련해 권고한 사항에 대한 생각은.

 

두 가지를 권고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접했습니다. 내구연한이 지난 청라소각장을 현대화해 사용하고 부족한 경우 광역소각장을 설치하며 인천시 자체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청라소각장 문제는 대체매립지를 폐기물 소각 후 잔재물을 매립하는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청라소각장은 소각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된 것입니다.

 

공론화위원회가 권고한 청라소각장 현대화에 대해서는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지난 4·15총선에 나선 정치인들도 모두 청라소각장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또 계양 쪽에 신설하기로 한 광역소각장 역시 송영길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시는 얼토당토 않게 시민 3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지역 정서를 알지 못하는 인사들로 채워진 기구의 토론과 숙의 과정을 통해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의 행정이 과연 대체매립지 선정과 소각장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게다가 대체매립지 조성에 환경부가 발을 빼고 있는 형국이고, 서울시는 시장의 유고로 중대한 결정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며, 경기도 역시 대세 흐름을 따라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설령 인천시가 대체매립지를 마련한다고 해도 이런 상태에서 2025년까지 서울시, 경기도가 대체매립지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수도권매립지로 몰려들 쓰레기를 인천시가 막을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최근 우리 협의회가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들에게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했던 배경입니다.

 

▲ 세부적으로 무엇을 요구하셨는지요.

 

첫째, 대체부지를 선정하기 위한 용역결과를 빨리 발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시작한다고 해도 민원 처리, 기반시설 조성 등으로 최소 5-7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대체부지 대상지를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죠. 역대 시장들이 대체부지 용역을 실시하고도 대상지를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소각장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역 출신 김교흥, 신동근 국회의원 모두 청라소각장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송영길 의원도 계양에 계획 중인 소각장 건설에 명백하게 반대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소각장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소각 후 잔재물 매립방식으로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셋째, 박남춘 시장은 4자협의를 파기해야만 2025년 매립을 종료할 수 있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2016년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대안이 있는 것인지를 밝혀야 합니다. 4자협의가 파기되면 환경부나 타 시도의 의무사항은 없어지고 결국 인천시와 서구주민들의 피해만 남게 된다는 것이 협의회의 판단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천시가 최후의 수단을 갖고 있는 지 밝히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체 매립장 조성은 서울시, 경기도와 연계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가 아무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2025년이 도래해 서울시와 경기도가 쓰레기 매립을 시도할 때 인천시가 이를 막을 대안은 무엇인지를 밝히라는 것입니다.

 

▲ 서구의 환경문제와 관련해 이재현 서구청장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이재현 청장은 지역 국회의원, 시·구의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2025년 매립지 종료 선언을 했습니다.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다만 이것이 단순한 선언적 의미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 구청장이 관료출신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구청장으로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저의 입장입니다.


 
구청장은 주민이 뽑은 자치단체의 장입니다. 주민을 최우선에 두고 시나 중앙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는 항의방문도 하고 주민과 함께 거리로 나가기도 해야 합니다. 이 구청장은 환경부 출신으로 누구 보다 매립지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청장의 입장에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구가 주도하는 쓰레기 처리 선진화를 위한 소통 토론회가 이번주 예정돼 있는데 지면을 통해 하실 말씀이 있다면?

 

토론회를 여는 것 자체를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초청 받은 주민들 가운데 이 토론회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천시는 시민을 초청해 토론회를 했고, 그 결과가 시장에게 권고안 형태로 전달돼 이를 근거로 시장이 무언가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런 절차가 이미 다 밟아졌고 서구의 의견을 듣겠다고 하지도 않은 상태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와서 구가 토론회를 개최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서 나온 의견이 과연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보다는 차라리 구청장이 공론화위원회 권고안에 대해 주민의 찬반을 묻고 그 결과에 따라서 앞장서서 투쟁해 쟁취하겠다고 우선적으로 선언했다면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전에도 수 차례 서구 현안이 있을 때마다 주장해 온 것이 있습니다. 지역 국회의원, 구청장, 시구의원들이 여야를 따지지 말고 힘을 합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죠. 이번 청라소각장과 2025년 매립종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서구 주민들이 선출해준 선출직들이 주민의 입장을 대변해 뭔가 합의를 하고 이를 근거로 주민들에게 따라오라고 해야 힘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현 구청장은 주민대표인 서구의회와의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장에게 전달된 권고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선포하고 주민과의 토론에 나서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인수 기자 ]

이인수 기자 yis622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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