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소재 한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각종 하자보수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보수처리가 지연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6일 LH와 입주민 등에 따르면 수원호매실 휴먼시아 5단지는 지난 2011년 11월 준공된 25개동, 1318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임대기간은 10년이다.
만기기한은 오는 2021년 11월이지만 입주민 1318세대 중 1216세대(92.3%)의 동의를 얻어 지난달 조기 분양전환에 들어갔다.
그런데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 내의 각종 공용시설에서 하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음에도 보수처리가 늦어져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아파트 단지 입구부터 눈에 띈 건 고장이라 써붙인 주차 차단기였다. 땅 꺼짐 현상으로 차단기가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정문 차단기 왼쪽에 있는 생태연못 주변 데크시설은 노후화가 심각했다.
난간대는 흔들리고 바닥 방부목 곳곳이 부식돼 틈이 벌어졌으며 그 사이로 뾰족한 못이 드러나 다칠 수 있는 상태였다. 나무데크 위에 설치돼 있던 긴 의자는 심하게 낡아 입주민 측이 철거한 상태다.
동대표회장 송모씨는 "LH에 하자보수를 요청했지만 6개월째 방치를 하고 있다"며 “보수할 데가 많은데 (LH가) 자꾸 핑계를 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LH에도 여러 번 찾아 갔지만 소용없었다”며 “말로는 행복주택이라면서 관리도 안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지 중앙광장 유모차 진입로 핸드레일에 난간은 떨어져 나간 대신 안전테입이 묶여 있었다. 올해 초 한 차례 보수를 했다는데도 또 다시 파손되고 흔들림 현상이 심각했다.
그뿐 아니라 보도블럭 침하 등 단지 곳곳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508동 1호 라인 건물 하부는 물론 빗물 맨홀의 침하 정도도 심각해 보였다.
판석이 부서져 파편이 튀어 주변을 지나는 차량을 파손 위험이 있는 곳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 임시로 보수를 하기도 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조속한 하자보수를 요청하고 있지만 LH는 현장 확인만 한 채 보수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LH가) 분양 전환 중인 공공임대 아파트의 공용부문 하자보수를 미루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될 때까지 하자보수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LH 입장에선 10년차 건축물 하자조사까지 보수를 미루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LH는 고의적으로 하자보수를 미루고 있는 건 아니다는 입장이다.
경기지역본부 분양주택관리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쯤에 현장을 돌아봤다”며 “유지보수업체가 맡고 있는 권역이 넓다보니 견적을 뽑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됐었다”며 “순차적으로 민원을 처리하고 있어 하자보수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태풍이 지나가면 보수에 착수할 것”이라며 “입대의 구성 때 협상의 카드로 쓴다든지, 10년차 보수조사 때 몰아서 해결할 의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노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