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관련된 문제잖아요. 예산을 늘려도 시원찮을 판에 예산 축소라니…말도 안 됩니다"
이충환 경기도 상인연합회장은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같은 경우에는 한 곳에 불이 나면 쉽게 번져 시장 전체가 위험해진다”며 “(화재안전관리) 예산 축소는 언제나 화재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전통시장을 그냥 방치하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심각한 문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반응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전체 전통시장 지원 예산으로 약 7200억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 중 화재안전 관리 예산은 4%(약 31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내년엔 3분의 1(약 96억원) 토막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전기안전공사가 실시한 전국 421개 전통시장 4만 8000여 점포에 대한 화재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기설비 상태가 양호한 A등급 점포는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위해요소가 존재하거나 중대한 부적합 사항이 발견된 곳은 4600여 점포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아직까지 단독형 화재감지기조차 없거나 낡은 전선이 노출돼 있는 등 화재 예방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곳들이 태반이다”라면서 “각 시장별 상인회마다 나름대로 안내 방송과 자율방범대의 순찰을 통해 화재 예방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민간조직이라 인력 부족·홍보 미흡 문제로 화재를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기부에서 ‘화재알림시설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또한 국비 70%(약 56만원), 지방비 혹은 민간 30%(약 24만원)로 구성돼 있다”며 “30%라는 비율을 지불하는 것조차도 부담을 느끼는 상인들이 많고,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한들 사업이 추진되는 데 상당시간 소요돼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각 상인회와 상인들은 개인적으로 화재예방 시설을 설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에겐 부담이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상인 개개인이 화재알림시설 설치와 노후 전선 보수를 하려고 해도 금전적인 부담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화재 예방이 안 된다”며 “정부는 이런 상황을 적극 고려해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예산을 대폭 늘려 시장에 화재알림시설을 신속하게 지원·보급하고 노후 시설을 보수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주간보다는 야간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통시장의 화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야간 경비 인력 및 계절별 경비 인력 지원 등의 세심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앞으로 전통시장 화재안전관리 예산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에 (전통시장 화재안전관리)예산과 관련해서 강력하게 건의할 것”이라며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국회를 찾아가든 기자회견을 하든,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서 시장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